사는 이야기
여름 斷想
맑은 바람
2012. 8. 23. 11:04
엊저녁 처음으로 베 이불을 개어놓고 양털이불을 덮고 잤다.
온도가 알맞았는지 깊은 잠을 잤다.
아무리 여름일지라도 잠결에 베 이불마저 걷어차고 자노라면 반드시 惡夢을 꾼다.
섬뜩한 기분에 잠에서 깨면 몸이 싸늘하다.
‘나를 지키는 분’께서 악몽으로 잠을 깨우시는가 보다. 잘 덮고 자라고-
밤새도록 풀숲에서 우는 벌레소리가, 四圍가 조용한 낮에도 영롱하게 들린다.
귀 기울여 들어보면 찌 찌 찌 찌-4박자로 울어 대는 놈, 또르르르, 또르르르-한 번씩
쉬고 우는 놈, 그 사이 작은 소리로 화음을 넣는 놈-종류도 여러 가지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어 아무리 들어도 싫지 않다.
오히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악기 소리, 소프라노가 귀에 거슬려 라디오를 끈다.
맴 맴- 치르르- 힘차게 울어대던 참매미 말매미는 어느새 종적을 감췄는가?
제대로 활동도 해보기 전에 장맛비를 만나 떼죽음을 했나 보다.
몇 년을 어두운 땅 속 생활을 견디고 마침내 8월의 태양 아래 짧은 생을 마음껏 누려
보려 했는데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런 걸 宿命이라 한다.
人力으로는 도저히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오늘이 處暑(더위가 머물러 있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