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클럽
작은 <영화 감상 모임>이 결성됐다.
고교 친구들 가운데, 가끔 안부가 궁금하고 만나면 어제 헤어진 사람들처럼 속 편히 얘기 나눌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 한 달에 두 번(첫째, 셋째 주 토요일) 모여, 영화도 보고 담소도 나누고 가볍게 산책도 하는 그런 모임이다.
번개팅도 나쁠 것 없지만 정기적으로 만나는 시간을 정해 놓아야, 시간을 비워두고 또 기다리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으니까--
회비는 만 원 선에서 더치페이하고 따로 일정한 회비를 모으지는 않는다.
영화 선정과 연락은 내가 하고 숙이는 회계를 맡기로 했다.
오늘은 넷이 모였지만 일곱 명 안팎이 될 것 같다.
카페<삼가연정>에서
영화 선정 대상은 주로 <명보 아트홀>, <허리우드 실버관>, 서대문 <청춘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들 가운데, 우리 취향에 맞는 걸로 정하고 가끔은 일반 상영관에서 하는 ‘좋은’ 영화도 보기로 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영화로 <티파니에서 아침을 Breakfast at Tiffany's>을 보았다.
1961년 작, 오드리 헵번 주연(33세 때), 감독 블레이크 에드워즈, 음악 헨리 만치니, 아카데미 주제가상 수상
시대를 초월한 요정 오드리 헵번-그녀의 末年의 갸륵한 삶의 모습 때문에 더욱 우리 가슴에 아름답게 새겨진 배우 헵번의 청순가련한 모습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영화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뉴욕, 1940년대 -그곳에서도 또 특별한(?) 사람들만 드나들 수 있는 보석상 <티파니>
주인공 남녀가 그곳에서 10달러짜리 물건을 찾았을 때 상점지배인의 점잖고 품위 있는 응대는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가난한 시골농부의 아내 자리를 박차고 나와 뉴욕거리에서 富者를 좇아 신데렐라가 되고 싶었던 여주인공-그녀는 역시 비슷한 처지의 꿈 많은 작가 초년생을 만나 自我에 눈뜨고 마침내 행복한 결말을 맞는다.
그녀의 자화상과 닮은 고양이가 우리집 나비와 어찌나 똑 닮았는지 더욱 마음이 저렸다.
<헵번이 아들에게 남긴 유언>
*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