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을문학관
그리운 나무
-정희성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 가지로 벋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 보내는 기라
완벽한 숫자 30 이 시마을 예술촌으로 향했습니다.
오월의 햇살 아래 微風이 더 할 나위 없이 감미롭고 해도 지기 전에 개구리 합창이 들려옵니다.
바야흐로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 작은 동물들도 짝을 부르는 소리라네요.
어떤 이가 웃으며 말합니다.
“쟤네들이 뭐라고 하는 소린 줄 알어? 나는 어떡하라구~~ 하는 거여.”
이분한테 연락하면 아무때고 문을 열어주며 환영한답니다.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신사리에 위치하고 있는 <시마을 문학관>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월하정>
나그네 쉼터.
월하정 바로 뒤에서 개구리가 울어대고
바로 앞엔 때죽나무, 벽오동이 여러 그루 있고 옆에는 계수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웃는 개-줄에 묶여서도 제 사진을 찍으니 흐뭇하게 웃는다
나그네의 여름별장
<시인의집>에서 조촐한 시낭송회가 열렸습니다.
송시인의 자작시 낭송에 이어, 자랑스런 동문의 그림 감상도 하고, 멀리 뉴질랜드 사는 친구의 편지를 함께 전해 듣기도 하고, 명강사 김재홍 동문의 특강도 들었습니다.
바비큐 파티-
이렇게 넓은 뜰에서 저녁을 먹게 된 게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친구들은 마로니에 나무 아래, 벽오동 아래, 때죽나무 곁에서 그리고 매화나무 아래 각기 자리를 잡았습니다.
초승달이 일찌감치 별 둘을 데리고 나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네요.
자기는 먹지도 않고 구운고기를 열심히 나르는 친구도 있습니다.
우리가 이 나이에 이 무슨 淸福입니까?
우린 지휘자의 손끝을 따라 정지용의 <향수>를 불렀지요.
저녁차로 떠나는 친구들을 전송하고 11명이 남았습니다.
시카고에서 온 순희와 그 친구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뜨고, 酒仙들이 자리를 펼쳤습니다.
밤공기가 찼지만 벗들이 자아내는 興趣에 시간도 냉기도 잊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먹을 콩나물을 다듬습니다.
다음날 아침은 저수지 위쪽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어제의 酒仙들은 더 젊어지고 환한 얼굴로 나왔습니다.
산속에서 뻐꾸기, 꿩의 울음소리가 낭랑하게 들려옵니다.
자연이 주는 축복을 만끽했습니다.
會者定離-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기에 우리는 <시마을예술촌>을 선선히 떠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