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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여행기 (36일째) 회자정리

맑은 바람 2017. 3. 10. 19:29

연일 부모 모시고 드라이브하느라 몹시 고단했을 아들이 내일은 돌아가야 하니 오늘도 또 차를 몰고 나왔다.

오늘은 트램을 타고 시내 구경을 하자며

차를 파킹해놓고 박물관 앞에서 트램을 탔다.

 

2011년 대지진으로 크게 파손된 건물들이 상처입은 공룡마냥 흉물스럽게 버티고 있는가 하면 상하수도 공사를 위해 여기저기 공사 팻말을 설치해 놓은 곳도 많고 이미 새 건물이 들어서서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내렸다 탔다 해도 워낙 중심가가 좁다보니 돌아다니다가 찻집에 앉아 차까지 마셨는데도 두 시간 정도로 시내투어를 마쳤다.

 

점심은 벤또집에 들어가서 김밥과 우동으로 했다.

튀김우동을 먹으면서 한국의 담백한 냄비우동이 생각났다.

 

저녁모임까지 시간이 남아 헤글리공원에 가 잔디밭에서 쉬며 탄핵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루비는 탄핵 결과를 듣고 이 순간부터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정치 쪽으로 무딘 에미는 사태 파악이 잘 안 되는데 아들에겐 충격적인 사건인가 보다.

 

이제 나라가 바로설 거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무거운 침묵에 휩싸인 이들도 있다.

우리의 염원은 오직 하나인데~

 

오늘 저녁식사는 대니가 초대했다.

어제 수고한 라나와 블레어에게 감사하고 내일 크라이스트처치를 떠나는 루비로사의 송별도 겸해서였다.

 

어제 못지않은 유쾌한 시간이었다.

에미는 짐짓 쿨한데 대니는 아들메느리 떠나보내고 시무룩한 얼굴로 잠이 들었다.

 

생자 필멸, 회자정리, 거자필반!

 

6480보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