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깡구 떠나간 날
맑은 바람
2019. 12. 20. 22:17
1966년 봄 북한산에서
제망매가(祭亡妹歌)
生死의 길이
여기에 있으매 두려워
나는 간다는 말도
못다 이르고 갔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에 떨어지는 잎처럼
같은 가지에 나고서도
가는 곳 모르겠구나.
아아, 극락에서 만날 나는
도 닦으며 기다리련다.
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박노해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슬퍼하지 마라
포기하지 마라
삶에서 잘못 들어선 길이란 없으니
온 하늘이 새의 길이듯
삶이 온통 사람의 길이니
모든 새로운 길이란
잘못 들어선 발길에서 찾아졌으니
때로 잘못 들어선 어둠 속에서
끝내 자신의 빛나는 길 하나
캄캄한 어둠만큼 밝아오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