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정회성 옮김/민음사/506쪽/1판1쇄2021.11/1판10쇄 2025.8/읽은 때 2025년12월29일~2026년 1월 13일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향년 45세
뛰어난 자연관찰자이자 사회사상가/메사추세추 주 콩코드에서 출생/1837년 에머슨을 만나 그의 권유로 일기를 쓰기 시작함/1854년, 그의 대표작 <월든> 출간/1861년 폐결핵 발병,1862년 고향에서 사망


--1845년 8월 말부터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1847년 9월까지 살며 '위대한 실험'을 몸소 실천함--
(**헬렌 니어링(1904~1995)<조화로운 삶><소박한 밥상> 87년 후에 태어난 헬렌은 훨씬 현명한 방법으로 살아 97세까지 잘 먹고 독서하고 음악도 듣고 이웃과 교제하며 천수를 누렸다.이 둘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월든 호숫가:메사추세츠 주 보스턴 북서쪽에 있는 콩코드는 소로가 살던 당시 인구 2200명이었다.
소로는 그곳에서 1.6km 정도 떨어진 호숫가에 집을 짓고 혼자 살았다./메사추세츠 주는 미국 독립운동이 시작된 곳으로 유명하다.
삶의 본질을 찾아 숲으로 간 사상가, 우리 시대 고전 중의 고전--시인, 에세이스트, 자연주의자 소로가 안내하는 월든이란 세계--삶을 단순하게 하면 고독도 가난도 내면의 성장을 위한 거름이 된다
1854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월든>은 당시에는 화제를 얻지 못했으나 두 세기가 지나는 동안 그 가치를 더해 오늘날 전세계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마하트마 간디, 로버트 프로스트, 마르셀 푸르스트 등 수많은 사상가와 문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불멸의 고전. 기후 위기로 인해 생태계의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는 오늘, 소로가 강조하는 소박한 삶,자연과 일체가 되는 삶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의자 세 개를 놓고 고독과 우정, 그리고 이웃을 기다리는 소로의 숲 <월든>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역자 정회성
--차례--
*경제
(19)우리는 짧은 시간에 세상의 모든 시대를, 아니 모든 시대의 모든 세계를 살아야 한다.역사와 시와 신화를 읽기 바란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듣는데 이보다 놀랍고 유익한 것은 없다.
(24-25)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오묘한 사상을 가지거나 어떤 학파를 세우는 일이 아니라 지혜를 사랑하고 그 가르침에 따라 소박한 가운데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아량을 베풀며 신뢰를 주는 삶을 산다는 뜻이다
(31)내가 월든호수로 간 목적:
돈에 쪼들리며 살기 위해서도 넉넉하게 살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되도록 누구의 방해를 받지 않고 개인적인 일(집필활동)을 하고 싶어서였다
(전에 읽은 적은 있으나 독서록이 남아 있지 않고 또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던 책이었는데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글이 번역문이 맞나 싶게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고 현대 문명에 대한 소로의 생각들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47)집이라는 이름의 옷:
여름이든 겨울이든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라서 집이 없는 사람들은 평생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미개인들은 적은 비용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어서 집을 소유하는 반면, 문명인들은 대개 제 집을 장만할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에 남의 집을 빌려 산다.이런 처지는 세월이 흘러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55)우리는 어째서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항상 바동거릴까?:
때로는 더 적게 가지고도 만족하는법을 배우려고 애써야 하지 않을까? 왜 우리의 가구는 아랍인이나 인디언의 가구처럼 소박하면 안될까?
(71)이 나라에서 가장 흥미로운 주택은,
대부분 가난한 사람들의 꾸밈없고 소박한 통나무집과 오두막집이다.이런 집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보이는 것은 외관상의 특징이 아니라 집이라는 껍데기 안에서 생활하는 거주자의 삶 때문이다.
(73)(소로는 임대료 때문에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스스로 집을 지어 그 비용까지 산출했다.통나무집 한 채에 28달러 12.5센트--과연 그처럼 용기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83)나는 콩코드의 어느 농부보다 독립적이다.이는 집이나 농장에 얽매이지 않고 매순간 타고난 성품을 따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농부들보다 잘살고 있다. 설령 집이 불타거나 작물이 흉작이었어도 전과 크게 다름없이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먹고 살 만큼만 소출이 필요하니까 농사를 동물에 의지하지 않고 농기구만을 사용한다.그렇게 함으로써 동물에 대한 의존관계를 벗어날 수 있다. 동물 치닥거리를 하는 시간을 벌 수 있는 것만으로도 훨씬 자유로워진다.)
(84)여러 민족이 건축물로 자신들의 업적을 후세에 남기려고 애쓰는데 왜 건축물보다는 추상적인 사고의 힘으로 무언가를 남기려 하지 않을까?
(85)나는 원래의 자리에 놓인 자연 그대로의 돌을 보고 싶다.
테베[고대 이집트의 수도]의 웅장함은 천박하다. 성문이 100개나 되지만 인생의 참다운 목적에서 멀어진 테베의 신전보다 정직한 농부의 밭을 둘러싼 높이 5m의 돌담이 더 의미있어 보인다.
(97)내 가구는 침대 하나,탁자 하나, 책상 하나,의자 셋,지름이 8cm쯤 되는 거울 하나, 부젓가락 하나,철제 장작 받침대 하나, 포크와 나이프 두 벌, 접시 세 개, 컵 하나, 숟가락 하나, 기름병 하나, 당밀 단지 하나, 옻칠한 램프 하나가 전부다.일부는 내가 직접 만들었고 나머지는 비용이 한 푼도 들지 않은 것이라서 목록에 넣지 않았다.
(98)가구를 끌고 다니는 삶:
덫을 허리띠에 단단히 묶고 인간의 운명이 걸린 험준한 땅을 지나가는 것과 같다. 차라리 덫에 걸린 꼬리를 잘라내고 달아난 여우가 운좋은 녀석이 아닐까? 사향쥐는 덫에 걸리면 도망치기 위해 세 번째 다리까지 물어서 끊는다고 한다.
(100)나는 커튼에도 돈 한 푼 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해와 달 말고는 내 집안을 들여다볼 이가 없기도 하지만 해와 달이 들여다보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어떤 부인이 내게 신발 매트를 주겠다고 했는데 정중히 사양했다.신발바닥은 출입문 앞 잔디에 쓱쓱 문질러 닦으면 그만이다.불행의 씨앗은 커지기 전에 자르는 게 상책이다.
(104)나는 특별히 좋아하는 것이 있고 무엇보다 자유를 소중히 생각했기 때문에, 그리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값비싼 카펫이나 화려한 가구, 우아한 조리실, 또는 그리스나 고딕양식의 최신식집을 마련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105)나는 날품팔이가 가장 독립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한다.일 년에 삼십 일 내지 사십 일만 일하면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날품팔이 노동자의 일과는 해가 저물면 끝난다. 그때부터는 노동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신이 선택한 일에 자유롭게 몰두할 수 있다.반면에 그의 고용주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느라 일 년 열두 달 쉴 틈이 없다.
요컨대 경험과 신념에 비추어 소박하고 현명하게 산다면 이 땅에서 자기 한 목숨 유지하는 것은 고난이 아니라 오락이라고 확신한다
(113)자선에 대한 소로의 생각:
가난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주되 당신의 전례가 그들을 뒤처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가난한 사람에게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는 것은 헛된 노력으로 끝날 수 있다. 그런 방식으로는 구제하려고 애쓰는 가난을 오히려 조장하게 된다.---자선은 온 인류가 가치를 인정하는 거의 유일한 미덕이다.하지만 이것은 지나치게 과대평가 되어 있다.자선을 과대평가하는 것은 우리의 이기심 탓이다.
(옛말에 있지 않은가,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 한다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후원금을 보내며 자기 위안을 삼고 있다.)
---나는 인간의 잎과 줄기가 아니라 꽃과 열매를 원한다.그 사람에게서 향기가 풍겨오기를 바라고, 우리의 교제가 잘 익은 열매 같은 원숙한 향기를 내뿜기를 바란다. 그 사람의 선량한 품성은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이 아니라 늘 흘러넘치는 것이어야 한다. 그는 선량하기 위해 어떤 희생도 치르지 않아야 하며 자신이 희생한다는 사실도 의식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수많은 죄를 덮는 자선이다.
---당신이 어쩌다, 가령 누군가에게 속아서 자선활동을 하게 된다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자선은 굳이 알릴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물에 빠진 사람을 구한 다음에는 묵묵히 구두끈을 묶고 한 차례 숨을 돌린 뒤 자유롭게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떠나라.
(117)생명이라는 선물에 대한 소박하지만 억누를 수 없는 만족감, 신에 대한 기억할 만한 찬양은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멀리 떨어져 틀어박혀 있는 듯해도 건강과 성공은 내게 도움이 되고, 아무리 지극한 연민을 보여도 질병과 실패는 나를 슬프게 하며 내게 해를 끼친다.그러니까 우리가 진정으로 인디언적이고 식물적이고,자성을 띠는, 혹은 자연적인 방법을 통해 인류를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려한다면 무엇보다 우리 자신부터 자연처럼 단순하고 건강해져 우리 이마 위에 드리운 구름을 걷어내고 자그마한 생명력까지 우리의 숨구멍으로 흡수해야 한다. 더이상 가난한 사람의 관리자로 남아 있지 말고 세상의 훌륭한 사람 가운데 하나가 되도록 노력할 일이다.
(118)네가 가진 것이 많으면 대추야자나무처럼 아낌없이 베풀어라.그러나 베풀 것이 없으면 삼나무처럼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라---페르시아의 시인 사디
*내가 살았던 곳과 거기 살았던 이유
(121)내가 어디에 눌러앉든 나는 거기서 충분히 살 수 있었다.내가 눌러앉으면 풍경이 나를 중심으로 펼쳐졌다.---내가 눌러앉은 곳이 시골이면 더 좋을 것이다.
(128)나는 콩코드 마을에서 남쪽으로 2.5km정도 떨어진 조그마한 호수의 기슭에 자리를 잡았다.마을보다 지대가 약간 높은 이곳은 콩코드 마을과 링컨 마을 사이에 드넓게 펼쳐진 숲의 한복판으로, 그 일대에서 유일하게 널리 알려진 콩코드 전장터에서 남쪽으로 3km쯤 되는 지점이었다.
---해가 뜨면 호수는 밤에 입은 안개옷을 벗어버렸고, 그와 함께 여기저기서 부드러운 잔물결과 매끄러운 수면이 햇빛을 반사하며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그리고 안개는 밤의 비밀집회를 끝낸 유령들처럼 살그머니 사방으로 흩어져서는 숲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8월에 비바람이 간간이 몰아치는동안에는 이 조그마한 호수가 내게 더없이 소중한 이웃이었다.그때 하늘은 구름에 덮여있지만 공기와 물은 부드럽고 잔잔해서 한낮인데도 저녁처럼 고요했다.티티새의 노랫소리만 호숫가 여기저기서 들려올 뿐이었다.
(131-133)날마다 맞이하는 아침은,
내게 자연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삶을 꾸려가라고 권했다.
나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에서 목욕을 했다. 이는 하나의 종교적인 의식이었고 내가 한 일 가운데 가장 잘한 일이었다.
중국 탕왕의 욕조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매일 너 자신을 완전히 새롭게 하라.날이면 날마다 새로워지고, 영원히 새로워져라."
(나도 새해 건배사를 '日日新 又日新 更日新'이라 했건만!)
하루 중 가장 기억할 만한 때인 아침은 깨어나는 시간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잠을 자는 우리 몸의 어떤 부분도 아침에 적어도 한 시간은 깨어 있다.---분명한 것은 기억할 만한 모든 사건은 아침시간과 아침의 대기 속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시와 예술을 비롯하여 가장 아름답고 가장 기억할 만한 인간의 행위는 아침시간에 이루어진다.
모든 시인과 영웅은 멤논처럼 새벽여신의 자식이며, 해가 뜰 때 그들의 음악이 울려 퍼진다.
태양과 보조를 맞추어 탄력적이고 힘찬 생각을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하루가 영원한 아침이다. 아침은 내가 잠에서 깨어 있는 시간이자 내 내면에 새벽이 깃들어 있는 때다.
(135)내가 숲으로 들어간 것은,
나 자신이 의도한 대로 삶의 본질적인 사실만을 앞에 두고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스스로 인생의 가르침을 온전히 익힐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고, 죽음을 맞았을 때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싶어서였다. 나는 삶이 너무 소중하여 삶이 아닌 삶을살고 싶지 않았다. 스파르타 사람처럼 강인하게 살아감으로써 삶이 아닌 것을 몽땅 물리치고 싶었다.
(내가 소로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 스파르타 사람처럼 강인하게!)
(136)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생활하자!
하루 세 끼를 먹는 대신에 필요하다면 한 끼만 먹고, 100가지 음식 대신에 다섯 가지로 만족하자 .
*독서
(149)내가 살던 집은 사색만 아니라 독서다운 독서를 하기에 대학보다 더 적합한 곳이었다. 나는 흔하디 흔한 순회도서관조차 찾아오지 않는 벽지에서 살았지만 전 세계를 순회하는 책들의 영향을 어느 때보다 많이 받았다.
(150-153)고전을 읽자
고대언어는 세간의 시시한 일상을 벗어난 것으로 영원히 잊히지 않을 암시와 자극을 주기 때문에 설령 단어 몇 개를 배우더라도 젊은 시절의 귀중한 시간을 바칠 만하다.--인간의 가장 고귀한 사상을 기록한 것이 고전 아닌가? 고전은 아직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유일한 신탁이며, 그 안에는 델포이나 도도나도 밝히지 못한 가장 최근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담겨 있다.
독서다운 독서를 하는 것, 다시 말해 제대로 된 책을 제대로 된 정신으로 읽는 것은 그 자체가 고귀한 수행이다.
글로 기록된 문자는 인류역사에서 가장 귀중한 유물이다. 그것은 다른 어떤 예술작품보다 우리에게 친숙하고 보편적이며,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운 예술품이다.
--책은 이 세상의 귀중한 재산이며 수많은 세대와 민족의 매력적인 유산이다.
(소로는 건축을 위해 비싼 돈을 치르는 것보다 콩코드 사람들을 교육시켜 지성인을 만들자고 주장한다.'성인을 위한 특별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소리
(166)공상의 시간의 소중함:
나는 삶에 넉넉한 여백을 두고 싶었다 정신적인 일이든 육체적인 일이든 일을 하느라 현재라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희생하고 싶지 않은 때가 있었다.벌거벗은 채로 끝없는 공상에 잠기거나 새들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공상에 잠길 때도 있었다. 나는 그런 시간들을 통해서 밤새 자라는 옥수수처럼 쑥쑥 성장했다. 그같은 공상의 시간은 내게 몸을 움직여서 하는 일보다 훨씬 유익했다. 그것은 내 삶에서 공제되는 시간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시간적 한도를 초월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새처럼 노래하는 대신 내게 주어진 끝없는 행운에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나는 푸리 인디언처럼 살았다.
*고독
(202)내 집에는 친구가 많다.특히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아침에는 더욱 그렇다.내 처지가 어떤지 이해할 수 있도록 몇 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하겠다.호숫가에 살면서 떠들썩하게 웃는 물새나 월든 호수 자체가 외롭지 않듯이 나도 외롭지 않다. 태양도 혼자다.신도 혼자다.하지만 악마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수많은 무리를 거느린 군단이다.초원에 홀로 핀 노란 현삼이나 민들레, 콩잎,괭이밥, 밀파리,호박벌이 외롭지 않듯이 나도 외롭지 않다.밀부룩(콩코드를 관통해 흐르는 시내)풍항계, 북극성, 남풍,4월의 소나기, 1월의 눈녹은 물, 새집에 처음 거미줄을 친 거미가 외롭지 않듯이 나도 외롭지 않다.
*방문객들
(206)내 집에는 의자가 세 개 있다.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우정을 위한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한 것이다.예기치 않게 많은 손님이 찾아왔을 때 내놓을 의자가 세 개뿐이지만 대개는 앉지 않고 서서 방을 효율적으로 잘 이용했다. 작은 집인데 얼마나 많은 남녀가 들어올 수 있는지 놀랍다. 나는 스물다섯에서 서른 명이나 되는 영혼을 그들의 육체와 함께 한꺼번에 내 지붕 밑에 들였는데, 너무 비좁아서 답답함을 느끼며 헤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콩밭
*마을
(246-247)오전에 김을 매거나 글을 읽고 쓴 다음에 나는 대개 호수에서 미역을 감고 만처럼 후미진 곳을 가로질러 헤엄치며 몸에 붙은 노동의 먼지를 씻어내거나 공부로 인해 생긴 주름살을 폈다.그리고 오후에는 완전한 자유인이 되었다. 나는 매일 또는 하루 걸러 마을로 천천히 걸어가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었다---마을은 마치 거대한 뉴스열람실 같았다.--뉴스는 사람의 의식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고 감각의 마비와 고통에 대한 무감각만 초래할 뿐이다.
(250)마을에서 늦게까지 머물다 어두워지면, 특히 바람이 몰아치는 캄캄한 밤에 호밀가루나 옥수숫가루 한 자루를 어깨에 둘러맨 채 붉밝힌 마을회관이나 강연장을 나와 숲속에 있는 내 아늑한 항구를 향해 돛을 올리고 떠날 때면 기분이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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