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강원도 80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청량리에서 동해까지 가는 무궁화호(중앙선)를 타면 원주까지 딱 한 시간 걸린다.경로 우대는 4300원이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된다. 집에서 싸온 계란 두어 알과 보온병에 담아온 믹스커피 한 잔이면 아쉬울 게 없다. 입이 심심할 것 같으면 귤 두어 개와 크래커 한 봉을 간식으로 준비해도 좋다. 잠시 입을 쉬는 동안 카톡 온 것도 보고 댓글도 달다 보면 원주역 하차 준비하라는 방송이 나온다. 11시다. 버스를 타려면 1시간 40분이 남았다. 인포센터에 가니 아주 친절한 직원이 길 건너에 먹을 만한 한식부페가 있다고 알려준다. 말도 안 되는 가격(9000원)에 육류와 해물, 갖가지 나물에 뜨끈한 된장국까지--- 포식을 하고 시티투어 버스(경로우대 3000원) 있는 곳으로 갔다.아침부터 날씨가 끄물끄물하더니..

춘천여행

2023년 3월 23일 목 양구에서 하룻밤 자고 아침 일찍 양평 해장국으로 아침을 하고 춘천행 버스에 올랐다. 차는 9시 15분 정각에 출발하여 1시간10분만에 춘천터미널로 들어섰다. 오전엔 의암호에서 케이블카를 타려고 삼악산 케이블카 출발장소로 갔다. 아~~ 안타깝게도 내일까지 수리중이란다. 아쉬움을 접고 춘천의 명소 에 가서 커피나 해야겠다고 택시를 탔다. 전망 좋은 춘천 MBC에서 내렸다. 이디오피아의집까지 걸었다. 이디오피아의 집을 나와 몇 발자국 걸으면 소문난 맛집 집이 있다.

속초여행-대게 먹으러 갔다가, 할망 돌아가실 뻔했다.

오늘 아침도 콩나물국밥 집으로 갔다. 훤하게 잘생긴 여주인이 내오는 3900원짜리 국밥은 참 시원하고 국물이 고소했다. 과 이틀의 인연을 이별하고 속초행 버스에 올랐다. 송지호를 둘러볼 생각으로 송지호공원 앞에서 내렸다. 전망대에 올라보니 너른 호수가 펼쳐졌을뿐 별다른 특색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물가까지라도 가보자고 몇걸음 걸었더니 땡볕이 나를 자꾸 밀어낸다. 속초시외 버스터미널에서 서울행 티켓을 끊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영감이 뜬금없이 말을 꺼낸다. -여기까지 왔으니 대게는 먹고 가야지? 충청도 의뭉스런 사내는 벌써 맘속으로 다 계획을 세우고 별생각 없는 듯 말을 꺼낸 것이다! 택시기사에게 음식점 상호까지 대며 그리로 가란다. 한참 전에 친구부부하고 같이 가서 맛있게 먹던 곳이다. 하, 가는 날이..

금강산 가는 길, 할망이 자꾸 신경을 건드려~

숙소가 값은 저렴한 편이나 전망이 별로라서 하룻밤만 묵고 다른 데로 옮길 셈으로 바닷가 전망좋은 곳을 알아 보았더니 내 기준에선 완죤 바가지요금이다. 그냥 여기서 하루 더 묵기로 했다. 일요일 아침, 할망이 부시시 일어나더니 화장실로 들어간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깨니, 할망은 벌써 다 찍어바르고 옷도 챙겨입은 채 한마디 한다. -언제 일어날 거야? -10시까지 좀 자자. 딱히 목적지도 없고 쉬러 나왔다면서 왜 저리 조바심일까? 평생 닦고 조이고 기름치는데 능숙해져 좀 느슨하게 늘어져있는 꼴을 못 본다. 여군이나 수녀님이 되었더라면 좋았으련만. 어제 해변에서 삼식이매운탕을 바가지요금을 내고 먹은 듯해서 오늘은 고성시장 건너편에 동네사람들이 주로 이용할법한 콩나물국밥집으로 갔다. 값은 헐하나 맛까지 그렇..

속초행, 툭탁거리면서 뭐하러 같이 가?

결혼생활 47년째, 툭탁거리고 사는 건 4년차 부부(요새 광고에 자주 나오는)보다 별반 나을 게 없다. 2박3일 무작정 떠나기로 하고 아침에 출발준비를 한다. 난 미리 짐을 다 챙기고 에어컨을 쏘이며 기다린다. 시위하듯 마루 끝에 나가선다. 영감은 천천히 마스크상자를 열며 이것저것 찾는다. 먼저 대문밖에 나가 또 기다리다가 이내 걷기 시작한다. 골목 끝에서 또 목을 빼고 있으려니 저만치 영감모습이 보이고 며늘애가 따라나와 배웅한다. 애들 깨지 않게 조용히 나가쟀더니 그예 메눌을 달고 나오누만! 한성대입구역 승강장, 매번 엘리베이터쪽 입구로 들어가건만 영감은 또 반대쪽 입구로 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따로 내려가서 만났다. 2호선 환승을 하려면 맨 뒤로 가야 한다니까 영감은 앞쪽으로 가야 사람이 적단다. ..

피정의 집과 절집

아침바다를 보러 나갔다. 아니, 파도소리를 들으러 갔다. 는 문을 닫았고 엔 아직 사람들이 없다. 바위에 앉아 눈을 감고 바닷소리를 듣는다. 며칠동안 겨우 몇 마디의 말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수다가 그립지 않다. 참, 불필요한 말을 많이도 하고 산 것 같다. 파도에 다져진 단단한 모래를 밟고 걸었다. 다음에 오거든 좀더 일찍 나와 뜨는 해를 보리라. 카카오 맵에 오늘 갈 길을 검색해 놓았다. '진작에 시도해 볼 걸. 아니야, 지금도 하나도 늦지 않아.' 피정의 집은 내 정신의 고향이다, 친정집이다. 몹시 힘들 때 찾아가 벌러덩 누워 깊은 잠을 잘 수 있는 곳. 물론 나는 지금 제대로 딸 노릇을 하지 못한다. 기도도 안 하고 성당도 안 가고 교무금도 안 내고-- 그러나 한번 맺은 인연은 마지막 날까지 변할 ..

여유가 생기니 보이는 게 많아졌다.

오늘은 으로 가야 하므로 바쁘다 낯선 곳에서 혼자 자려니 깊은 잠이 들지 않아 밤새 전전반측하다가 일찌감치 눈을 떴다. 새벽 공기가 淸淨하다. 지척의 울산바위가 아침 해에 물든 구름 속에서 장엄하다. 약밥과 참외로 아침을 대신하고 9시에 숙소를 나섰다. 9시30분 차를 타기 위해서. 카운터에 정류장을 물으니 나가서 오른쪽으로 삼거리 방향으로 조금만 가란다. 삼거리까지도 꽤 걸었는데 정류장은 보이지 않는다. 시내 방향 이정표를 따라 타박타박 걸었다. 어? 그런데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무릎이 아프지 않다. 걸음이 가볍고 기분은 더없이 상쾌했다. 인적없는 보도에 작은 꽃들이 앙증맞게 피어 있는 게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오가는 이가 많았더라면 벌써 짓밟혀 없어졌을 작은 꽃들이-- 호텔까지 오니 그 앞에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