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전라도 76

고흥 여행(2-3)나로도

점심 식사 후 녹동 시외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나로도를 가고 싶다 했더니 고흥까지 나가서 나로도행을 타란다. 녹동에서 고흥까지는 완행으로 15분 거리다. 고흥 군내버스 요금은 무조건 1000원. 직행의 경우는 좀 다르지만~ 나로도행 버스를 타러 나갔더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웅기중기 줄을 서 있다. 7,80대 할머니 군단이다. 서로들 말한다. "나로도에 뭔 일 났능가잉, 우째 이리 사람들이 많은가잉~" 버스 문이 열리자 소리없는 다툼이 시작됐다.원래 줄서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차 안으로 올라서 빈 자리에 앉을래도 못 앉게 팔로 막는다. 자리를 맡아 놓고 내 주지 않겠다는 거다. 팔십성님들의 막무가내고집을 꺾을 생각을 접고 그냥 서서가기로한다. 이번 여행에서 제일 많은 사람들을 만난 셈이다. 바닥..

고흥 여행(2-2)연홍도 B <연홍 미술관>

숙소를 떠나 아침을 먹으러 가는데 눈앞에 버스가 한 대 정차해 있다.를 왕래하는 버스다. 망설일 사이도 없이 올라탔다. 거금도는 생전 처음 가보는 땅이다. 버스는 마을 구석구석을 샅샅이 다 돈 후 신양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종점이란다. 대책없이 두리번거리는 우리를 보더니 어느 친절한 아주머니가 를 가보라 한다. 그곳은 관광객들이 많이 가는 곳이고 배로 2분거리란다. 거금도 신양선착장에서 바라보니 지척이다. 배는 눈깜짝하는 사이에 바다를 건넜다. '지붕없는 미술관'을 산책하며 마을길을 따라 가니 길은 바닷가로 이어지고 해변에 건물이 나온다. 아기자기하고 구석구석 정성스레 다듬은 흔적이 보인다. 마침 한 무리의 학생들이 해설사와 인솔자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듣는다. 그들의 동행으로 짐작되는, 나이 지긋한 사람..

고흥 여행(2-2) 연홍도A 지붕없는 미술관

**전라남도의 '가고싶은 섬'으로 선정된 連洪島는 그 속에 자그마한 미술관을 가지고 있으며 '예술의 섬'이란 주제로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입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시외버스정류장으로 가려던 참인데 군내버스가 바로 앞에 보인다. 다. 무조건 올라탔다. 한 시간 가량 거금도 버스투어를 하고 종점(신양)에서 내리니 한 아주머니가 넌지시 묻는다. '어딜 가려느냐'고~ '어디를 가면 좋으냐' 물었더니 가 지척인데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란다. 바로 건너다 보이는 섬을 배를 타고 2~3분 간단다. 그런데 배삯이 5000원이라니~ 녹동에서 거문도까지는 버스로 한 시간 가량 탔는데도 요금이 1000원밖에 안 됐는데~ 연홍도 미술관 입장료를 포함한 가격이란다. 자그만하니 예쁜 배는 눈깜빡 할 새에 우리를 연홍도로 ..

고흥 여행(1)녹동항

오늘은 마흔 여섯 번째 돌아온 결혼기념일이다. 그간 나름 의미있는 날을 만들어 보려고, 한해 동안 가장 고마웠던 사람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기도 하고, '가족의 날'이라고 이름을 붙여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를 하기도 했다. 이제 식구가 늘어 제각기 행사가 많아지다 보니, 부부만 단촐하게 여행을 다니는 걸로 의미있는 시간을 갖는다. 우연히 허영만의 고흥편 '백반기행'을 보다가 '우리 저기 한번 가보자' 고 즉흥적으로 맘먹고 떠나오게 된 곳이 바로 '고흥'이다. 9시 40분 용산역 출발하는 '무궁화호'가 승강장으로 들어섰다. 아니 이 웬 후진국 열차? 꾀죄죄한 외모에 페인트 칠마저 여기저기 벗겨진 꼴이라니~ 영락없는 추레한 노인이다. 그러나 외모완 달리 객실은 안락하고 승객들은 조용히 폰을 들여다보거나 눈을..

옥정호의 물안개

아침 일찍 온통 시야를 가리고 있는 안개를 뚫고 순창에서 옥정호 쪽으로 방향을 잡아 27번 국도를 달렸다. 새 도로가 뚫리고 있는 고가 아래 희고 붉은 코스모스가 수줍은 듯 배시시 웃고 있었다. 가을은 역시 코스모스와 함께 오가나 보다. 운암대교를 건너 한참을 달린 후에 에 이르렀다. 짙은 안개 속에 방송국 차 한 대가 서 있고 사진 기자인 듯한 남자가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휴대폰만 들여다보고 앉아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고 있다. 3층 전망대에 올랐으나 시야에 들어오는 건 짙은 안개 띠였다. 오늘은 옥정호를 한눈에 내려다보고 붕어섬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또 헛걸음을 하고 말았다. 김훈 선생의 자전거도 물안개 낀 옥정호를 지났었지. 호수는 음전한 여인인 양 좀처럼 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순창 강천사

20210613 임이)선아, 지금은 어느 곳에서 즐기고 있니? 네가 전북 순창 간 것을 여지껏 전남 여수 옆 순천으로 착각 했네. 내가 못 본 것이 많아서 이상하다 했지~ 이제 뭔가 확실해져서 나도 풍경버스 타러 갈 계획이 선다 피나레 멋지게 장식하고 멋진 추억 싣고 오기 바란다 '풍경버스' 누가 지은 버스 이름인지 타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주)맞아, 임아, 나두 그랬네~~~ 똑똑이 안 읽구, 건성~응, 2번 이상 갔던 순천~~~ 그 잘 꾸며놓은 국립공원, 그런데 거기 어디 출렁다리가 있었지? 했는데, 전통 찹쌀고추장통을 꺼내보니 강순옥 장인의 순창이었네그려~~~ 순창은 콕 찍어서 갈 일을 만들지 않았었으니까~~~ ㅎㅎ 선아, 남은 시간들도 잘 지내구♡ 써니) 엊저녁엔 시내산책을 했어. 섬진강이 지..

순창 풍경버스와 함께--채계산 출렁다리와 고추장 마을

2021.612 카톡으로 나눈 여행이야기 1 숙이)요즘 이란 책을 읽었는데, 우리가 여행을 떠나도 준비를 하는 것처럼 죽음의 준비도 해야한다는 거지. 다가오는 더위 슬기롭게 이겨내며 행복한 오늘 지내~ 써니)어느 부부인들 100% 서로 호흡 맞겠느냐만, 그동안은 여행 다니면서까지 티격태격했었는데 얼마 전부터 夫唱婦隨, 할배 뜻대로 가면 따라가고, 먹는 것도 당신 뜻대로! 하며 다니니 이리 속 편하고 좋을 수가~ 이것도 죽음 준비, 이별 준비 아니겠어? 임이)박수~~ 실천이 제일 아닌겨! 많이 즐기며 다니는 장면이 비디오로 보인다 자야)각각 다 좋은 시간들 보내고 있구나. 나는 남편과 10시쯤 나가 쉬어가며 마트갔다 조금전 들어왔어. 견과류와 요플레, 아보카드 먹으며 이렇게 시원하게 쉴 수 있는 편한 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