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361

牛公과 犬公

바투미 식물원 가는 날이다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개도 탔어" 대니가 말했다. "어디? 누구랑 탔어?" "저 혼자" 두리번거렸으나 보이지 않았다. 식물원 이정표를 보지 못하고 종점까지 갔다. 그제서야 바닥에 쭈그린 개를 발견했다. 개와 우리 둘만 남은 셈이다. "당신 개요?" 운전사가 대니에게 물었다. "아니요, 모르는 개요." 운전사는 커다란 빗자루를 가져오더니 쓰레기 쓸어버리듯 개를 버스 밖으로 내쫓았다.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지가 돌아다니던 동네에서 버스로 40분을 왔으니 어떻게 돌아가나? 이 동네에 정을 붙이고 살 수 있으려나? 마음이 무거웠다. 버스는 개를 내쫒고 오던 길을 다시 돌아나왔다. 무심코 뒤를 돌아다보니 아뿔싸! 비실거리던 그 개는 어디서 뛰쳐나왔는지 모르는 커다란 ..

버스 속 풍경

대도시에선 버스카드를 끊으면 이곳저곳 두루 다닐 수 있다. 쿠타이시에선 카드값 2라리, 충전비 5라리로 카드를 만들어 여기저기 다녔다. 바투미에선 가 있는데 카드값 15라리를 내면 버스10회,심카드1기가가 제공되고 식물원, 박물관 입장료,케이블카 승차 시 10~30%를 할인해 준다. 버스를 타면 대부분 빈 자리가 있는데 더러 좌석이 보이지 않는 차들이 있다. 썬그래스를 썼음에도 용케 알아보고 젊은이들이 벌떡 일어난다. 고마우면서도 슬쩍 빈정이 상한다. 때로는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가 오르면 하얀 머리 할아버지가 얼른 일어나 할머니를 앉힌다. 노인 우대 풍습이 자리잡은 모양을 보노라면 뿌듯하다. 외양은 西洋人, 정신은 東洋人의 모습을 조지아 버스 속에서 본다.

(35일째)귀로--에필로그

2024년4월28일(일)9시간여 비행 끝에 무사히 서울 하늘 아래로 入城.문득 비행기 창밖을 보니 히말라야 설산을 옆에 끼고37000피트 상공을 날고 있었다.3시간 25분 후에 인천공항에 닿는다. 도착지까지의 거리는1904마일.히말라야 雪山--에필로그--삶의 어느 하루도 기적이 아닌 날이 없지만 이번 여행에서 몇 가지 기적같은 일들이 일어났다.한 달여를 부부가 24시간 같이 지내면서 단 두 차례밖에  다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기적이다.물론 두 차례 다 이눔의 입방정 때문이었다.쿠타이시에서 누룽밥이 넘 먹고싶은데 냄비쪼가리 하나 빌리기 어려운 처지라 하나 장만해야겠다며 다리 아픈 할미 대신에 할비가 장에 가서 냄비를 하나 사들고 들어왔다. 고맙고 미안해서 제우 한다는 말이 오히려 영감의 비위를 긁었나 보..

(33일째)바투미에서 이스탄불로

2024년 4월 26일(금)이스탄불 날씨 12도~17도조반을 일찍(7시) 먹고 바투미 공항으로 나갔다. 규모가 제주공항보다 훨씬 작았다.트렁크에 들어갈 물품은 엊저녁에 미리 다 싸놓고 아침엔 세면도구와 주방용 소품들을 챙긴다. 이스탄불 가서 하루 잘건데, 뭘 하며 대강 등가방에 쑤셔(?)넣었다.바투미 공항 검색대에서 등가방 소지품에 문제가 생겼나 보다.여검색원이 가방을 샅샅이 뒤져 접이식 빨간과도를 꺼낸다. 대니의 지청구 일보 직전에 대니 소지품에도 문제가 생겼다. 검색원은 접이식 과도와 대니의 독일제 코털가위를 번쩍 쳐들고 이건 가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고 압수한다. 노인 티 안 내려고 그리  단단히 챙겨왔건만~두 번째로 큰 실수(?)를 저질렀다. 방심은 금물!10시35분 바투미 공항 출발, 11시 4..

(32일째)바투미4

2024년4월 25일(목)바투미 날씨 21도~32도오늘일정:고고학 박물관--Gonio 요새--전기 바이크 타기늦은 아침을 먹고을 찾았다.전시실은 1~2층에 걸쳐 갖추어져 있고 해양 도시의 특성을보여주는 전시물도 꽤 있었다.인근에 있는 에도 갔다. 그들이 나를 냉담자라고 규정해도 성당건물로 들어가면 경건해지고 친정집에 온 듯 아늑하고 좋다조지아를 한 달여 여행하고 어느 한 순간도 소홀함 없이보내다 보니 긴장의 끊도 풀어질 때가 됐나 보다.넘 힘들어서 오후 일정을 포기하고 싶었으나, 일단 '거절'을 '거역'으로 받아들이는 '그분'의 맘을 거슬리고 싶지 않아 따라나섰다.로마 하드리아누스 시대 바투미 주둔군의 유적과 성벽을 둘러보았다.왜 조지아 사람들의 얼굴과 피부 빛깔,머리색깔이 各樣各色인지  알 것 같다.그..

(31일째)바투미3

2024년 4월 24일(수)바투미 날씨 20도~29도오늘일정:바투미 보타닉 가든-->재래시장 장보기-->등대, 니노와 알리 상-->배로 해상 투어어제 구입한 '바투미 카드'로 버스도 타고 입장료 할인도 받으며 에 입장했다.항상 말썽은 구글맵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생긴다. 난 정류장 위치를 제대로 가르쳐 줬고 이정표를 발견하고 내릴 때를 지나쳤다고 말해줬을 뿐이다. 대니는 불같이 화를 냈고 난 이제부터 입을 다물고 있겠다고 말했다. 남자들은 자신이 지휘권에 도전을 받는다고 생각했을 때 무지 화가 나는 모양이다.                                                                                   보타닉 가든 입구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타..

(30일째)바투미2

2024년 4월 23일(화) 바투미 15도~21도 오늘일정:유럽광장--케이블카 정보를 얻으러 유럽광장 부근으로 갔다. 공사 중이었다. 분명 차들은 많은데 관광객의 발길은 아직 뜸한 모양이었다. 바로 옆에 바다로 이어지는 커다란 공원이 있었다. 돌고래 형상의 조각도 있고 새공원도 있고 대나무숲도 한가운데 탁구대를 놓아 오가던 사람들이 탁구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프랑스의 유명한 정원사로 이 공원을 5년 동안 조성한 분이기도 하다제2의 삼손?영화 을 연상시킨다순한 사자?해변으로 나가 맨발로 자갈길을 걸었다. 몸에는 틀림없이 좋을 텐데 한 발 한 발 뗄 때마다 고문이 따로 없었다. 한 삼십 분 걸으며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적시니 차가운 흑해의 물이 싫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어째 갈매기가 없을까? 물빛 ..

(29일째)바투미를 향하여

2024년 4월 22일(월) 바투미 12도~19도테아가 준비해 준 아침상 의 테아와 이별하고 그녀의 남편은 버스터미널까지 짐을 실어다 줬다. 8시 정각에 출발하기로 한 마슈르카는 예약 인원이 다 차자 10분 전에 출발했다. 메스티아에서 낭떠러지와 가파른 산비탈로 이어지는좁고 울퉁불퉁한 길을 1시간 30분 달려 평지길로 접어들었다. 세상없어도 우쉬굴리의 장엄한 설산을 보고 말 거야 하는 간절한 소망이 없었던들 이 길은 아무나 선뜻 들어서기 쉬운 길은 아니다. 아슬아슬, 간이 쪼그라들었다 펴졌다 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평지길로 접어든 순간 길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아침 안개에 싸인 코카서스조지아는 인구가 우리나라의1/10 정도고 땅덩어리는 남한의 2/3라지만 울타리역할을 하는 코카서스 산맥 아래는 끝없이..

(28일째)메스티아 6

2024년 4월21일(日) 메스티아날씨 (최저)1~3도 (최고)13도~16도 비올확율 18~37% 오늘일정: St.Nicolas Cathedral과 St.ilarion The Georaian Monastery 찾아가 보기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 특별히 정해 놓은 데도 없는데 방콕할까? 그러나 약수터 갈 때 보았던 이정표에 대성당과 수도원이 있다는 걸 알아서, 오늘이 마침 주일인데 한번 가볼까 하는 맘이 생겼다.주교단지 이 안에 과 이 있다 테아에게 대성당과 수도원을 가보겠다고 했더니 아마 개방하지 않았을 거라 해서, 지금 공사 중인 핑크빛 교회로 갔다.12시 미사가 시작되었는데 유아 세례가 있는 날인지 교회 안은 아기와 어린이들이 올망졸망 들어차 있었다. 어린아이들을 보면 왜 그리 기분이 좋은지~ 세상..

(27일째)메스티아 5

2024년 4월 20일(토) 메스티아 5도~14도 비올확율 20% 오늘일정:마제리(Mazeri)지역 탐방-약수터(mineral spring) 가기Enjoy Today!써니대니가 준비한 朝食체리나무 하얀꽃이 조지아의 봄을 알리더니꽃모양은 개망초 같은데 이름모를 봄꽃이 집집마다 노란 잔디를 깔아놓은 듯~ 의 여주인 테아도 적극 추천한 마제리 지역 탐사를 위해 10시에 출발하는 차를 타려고 약속 장소로 나갔다. 기사는 일행이 2명 더 있으니까 10분만 기다리자고 한다.그러나 10분이 지나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자 둘만은 갈 수 없으니 원래는 100라리로 가게 된 코스였는데 요금을 170라리로 올려주면 가겠단다. 우린 그만둘 생각으로 돌아서 오니까, "코리아!" 라고 뒤에서 부른다. "그리 성내고 가면 안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