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집트 25

이집트 여행을 마치면서(歸路에)(28)

지금 비행기는 5시간 4분 후에 인천공항에 착륙한다는 글자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무력하게 앉아있다가 문득 떠오른 것이,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은 언제나 볼펜 한 자루와 메모지만 있으면 어디에서나 메모하는 즐거움을 맛보았었는데~ 주섬주섬 가방에서 여행 안내문을 꺼냈습니다. 볼펜도 찾아냈습니다. 의자 뒤의 트레이를 빼서 안내문 이면지를 펼쳐 놓았습니다. 순간 안도감과 편안함이 찾아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국적기 대신 사우디아 항공기를 이용했습니다. 이집트도 물론 처음이지만 사우디아 항공은 처음 타 보았습니다. 아랍인들의 비행기를 탄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약간의 불안이 있었습니다. 호기심은 아랍승무원들은 어떤 모습일까, 불안감은 이착륙 때 우리 국적기만큼 편안할까? 후자..

피라미드와 스핑크스(27)

2023년1월10일 화요일 마침내 이집트 여행의 막이 내리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한 삼 일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카르나크/룩소르 일정을 이틀로 나누고, 올드 카이로에 널려 있다는 유적들을 더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욕심이지요. 내가 7박 8일 여정이 짧았다고 지인한테 얘기했더니, 6박 7일도 못해 본 사람도 있으니 그리 말하심 안된다네요~ 나일의 범람은 재앙이 아니라 축복이었습니다.홍수가 난 떼엔 농부들은 피라밋을 쌓았는데 하나가 30년 정도 걸렸답니다.쿠푸의 피라밋은 세계최대의 석조건물로 25톤짜리 230만 개를 쌓아올렸습니다. 이 앞에 서니 가이드가 얘기해준 어느 노부부가 다시 생각나네요. 86세 된 할아버지가 81세의 치매 걸린 아내를 손을 꼭 ..

홍해에서 반잠수정 탑승(24)

2023년 1월 9일 월요일 바다탐사선을 타고 2시간 가량, 홍해의 짙은 청록빛 바다를 만끽하고, 생일을 맞은 서양할머니께 생일축하 노래도 함께 불러 주고, 아랫층으로 내려가 물 속의 산호초도 구경하고 거북이와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도 만나 동심의 세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La Vie en Rose! 반잠수정이라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바닷속 탐사가 가능합니다 이층(갑판)은 바다 전망대 바다 빛깔이 peacockblue! 잠수정 속에서 노니는 거북을 보았습니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거북~ 물속을 熱探합니다 대형산호초/紅海가 紅海인 이유는 지진으로 산호가 부서져서 바다를 발갛게 물들인 적이 있었다 합니다. 근육질의 서양인들이 풍덩풍덩, 우리 일행 중 젊은 혈기의 아줌마들도 몇이서 텀벙텀벙! 이름도 성도..

홍해 스타이겐베르거 호텔(23)

2023년 1월 9일 월요일, 룩소르에서 나일강 크루즈선을 작별하고 버스로 이동, 홍해의 휴양지 '후르가다'에 도착했습니다. 호텔 스타이겐베르거에 짐을 푼 후 잠시 쉬었다가 홍해 잠수정 투어를 하고, 사하라사막 사파리에 나설 계획입니다. 신전을 돌 때는 머리가 지끈거리도록 공부하는 분위기였다가, 이제는 자유롭게 놀아도 되는 휴식시간을 맞은 기분입니다.

룩소르 신전(21)

여기서는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밧데리가 다 나갔거든요~ 이제부터가 어쩌면 오늘의 하일라이트일지도 모르는데--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한 느낌입니다. 하기사 신새벽부터 계속 달리는 버스 속에서까지 찍어댔으니-- 지금 크루즈선을 출발해서 돌아다닌지 12시간이 넘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우리 스케줄을 보면 "니들 유격훈련 왔냐?"고 할 겁니다~ 그나마 카르나크 신전에서 아슬아슬하게 몇 장 담아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요? 룩소르까지는 마차를 타고 동네 골목골목, 내 어릴 적 궁핍하고 찌들었던 모습으로 사는 이집트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그도 한두 장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그마저 불가능입니다. 물건을 들고 따라오는 호객꾼들이 늘어나기시작하는 걸 보니 '룩소르 신전'에 다 와 가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신이 나..

카르나크 신전(20)

2023년 1월 8일 오후 고대 이집트 신전 가운데 최대 규모인 '카르나크 신전'에 도착했습니다. 이 신전은 '아몬의 궁전'이라고도 불릴 만큼 파라오들이 아몬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모습들이 기둥마다에 새겨져 있습니다. 가장 크고 가장 잘 알려진 '카르나크 아몬 신전'이 12왕조 시대에 세워졌을 때에는 대단한 규모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18왕조 이후 제국의 위세가 떨치고 아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나라 전체에 넘치고 깊어짐에 따라 역대 파라오는 거의가 외국 원정의 승리를 기념하여 새로운 신전을 첨가시켜 마침내 360×450제곱미터라는 광대한 면적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라이프 인간세계사 참조 **아몬신:國神, 테베의 신, 창조의 신, 숫양, 거위

룩소르 네페르 타리의 무덤(18)

에드푸에서 룩소르(인구 130만)까지 버스로 두 시간, 10시 20분 경에 '왕비의 계곡'에 도착했습니다. 신왕국시대에 조성된 '왕비의 계곡'에서 가장 볼만하다는(가이드가 자주 쓰는 말--'깜짝 놀랄 만한') 볼거리인 '네페르 타리 무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곳에서는 가차없이 10분만 지나면 퇴장입니다. 180유로씩이나 바쳤는데도~ 그녀는 살아서나 죽어서나 비싼 몸인가 봅니다. 그 다양한 빛깔과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이 말을 잃게 합니다.

에드푸의 호루스 신전(17)

2023년 1월 8일 일요일, 오늘도 어김없이 신새벽에 조반을 먹고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2시간~2시간30분 크루즈선으로 航海 끝에 에드푸 지역에 도착해서 다시 마차를 타고 '에드푸 신전'으로 이동합니다. 이때가 6시 10분 경으로 약 20분 후에 호루스 신전(에드푸)에 닿았습니다. 에드푸 신전은 고대 이집트 신전 중 보존 상태가 가장 좋습니다. 이 신전은 프톨레마이오스 조의 왕에 의해 세워졌다.(B.C.3~1C) 고대 이집트 최후의 왕조인 프톨레마이오스 조는 기원 전 330년 로마에 의해 정복될 때까지 이집트를 다스렸다 **호루스신:매의 머리, 오시리스와 이시스의 아들, 통치자를 상징

콤옴보 신전의 야경(16)

20230107 밤 크루즈선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배는 나일강을 따라 콤옴보로 이동했습니다. 강으로 떨어지는 해가 더없이 아름답습니다. 신전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 모두들 걸어가는데, 상인들이 집요하게 따라붙습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주로 스카프나 기념품, 옷가지 등을 들고 "1달라"를 외치며 呼客을 한 후 갑자기 값이 달라집니다. 까맣고 마른 손이 민망해서 대체로 외면을 하고 다닙니다. 이 땅은 언제쯤 아이들이 거리로 나서서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일을 멈출 수 있을까요? 비루먹은 개들이 계단 주변에, 행인들이 내는 소음을 아랑곳않고 잠들어 있거나 무심한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해 짖을 힘도 없는지 아무도 짖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관광객을 모아놓고 큰소리로 설명을 하고 있는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