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다섯에 스물두 살 선이의 일기장을 펴보았다.) 네가 지금 옆에 있다면 호통을 쳐주고 싶다. "정신차려, 이 사람아!" 네 부모는 배우지 못한 게 한이 되서 널 애탄지탄 어렵사리 대학까지 보내, 좋은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버젓한 직장까지 얻었는데, 어째서 주눅들고 무기력하고 삶의 무의미 하며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나 하고 자빠졌능겨, 시방! 키가 작고 외모가 볼품없는 걸 비관한다고 달라지남? 그런 일에 에너지 소비할 시간이 있거들랑, 수업준비나 철저히 하고 짬날 때 영어공부나 열심히 해서 실력을 쌓았어야지~~글구 연애가 하고 싶으면 외모에 신경 쓸 게 아니라 안에서 풍기는 매력으로 승부를 냈어야지! 내가볼 땐 완죤 찌질이다. 그럼에도 포항에서의 일 년은 네 교사생활 내내 활력소가 되었고 그때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