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128

광대나물

습한 물가를 좋아한다. 나는 이 꽃을 성북천변에서 만났다.이 여리고 고운 꽃에 '광대나물'이라는 이름을 붙이다니!꽃말은 '봄맞이'란다. 하느님이 키우는 꽃이다.어린 순을 나물로 무쳐 먹으면 '고혈압 방지 효능이 탁월'하다는 말에 귀가 쫑긋한다.독특한 향이 있고 봄철 입맛 돋우는 데 그만이란다.세상에 먹을 거 천지니 그냥 보기만 해다오~

수선화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끝없는 고독의 위를 날으는 애달픈 마음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또다시 죽는 가여운 넋은 가여운 넋은 아닐까 붙일 곳 없는 정열을 가슴에 깊이 감추이고찬 바람에 쓸쓸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그대는 신의 창작집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빛나는 불멸의 소곡 또한 나의 작은 애인이니아아 내 사랑 수선화야나도 그대를 따라 저 눈길을 걸으리

뜰에 찾아온 봄

--삼월에 피는 꽃들--                                                                           첫손님 민들레                                                                    팬지꽃과 사랑초 2025.3.24                                                            간밤에 비 한방울 머금더니 매화꽃이 화알짝~~

폭설

폭설--오탁번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눈이 좆나게 내려부렀당께!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간밤에 또 자가웃 폭설이 내려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 내렸다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워메, 지랄나부렀소잉!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잉!왼종일 눈을 치우느라고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그날 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온 천지가 흰눈으로 뒤덮여 있었다하느님이 행성만한 떡시루를 뒤엎은 듯축사 지붕도..

떠난 친구를 그리며

지난 달말 설밑에,  인사도 없이 홀연히  떠난 친구가 문득 떠오릅니다. "나 이제 내뜻 대로 한번 신나게 살아 볼 거야, 너희들이랑 여행도 실컷다니고~"그런데 어느날 어지럼증으로 쓰러진 후 병원을 드나들기 3년여~~영안실 입구에서 사진으로 만난 그녀는 묻는 듯했습니다.'이거 뭐야? 왜 내가 여기 걸려 있는데? '그날 밤부터 사나운 바람이 몰아치고 폭설이 내렸습니다. 원통해서 떠나기 싫어하는 그녀의 울부짖음 같았습니다.                                                                                동백 피는 날--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