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119

이름 모를 꽃

여행길에 절간 마당이나 담장이 낮은 시골집 장독 가에 또는 앞마당 화단에서 많이보던 꽃이었습니다.그런데 작년 여름 우리 동네 골목길 입구에서 이 꽃을 만났습니다.오가는 사람들 보라고 동회에서 설치해놓은 건지 앞집 가게 주인이 건사하는 건지 모르는 커다란 돌 화분에 담겨져 있었습니다. 보시시 아슴하게 골목 입구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에 반해 한참동안 서서 바라보았습니다.그리고 욕심이 슬슬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두 뿌리 캐다가 집안에 들여 놀까?그러다가 그만 바쁜 생활 속에 흐지부지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그런데 올여름 다시 이 꽃이 생각나 그 자리를 눈여겨보았습니다.누구의 손길이 닿았는지 작년 보던 그 꽃은 온데 간데 없고 엉뚱한 꽃이 그 자리에 피어나고 있었습니다.낭패감으로 발길을 멈추고 맥없이 서서..

뜰에 찾아온 해바라기

씨앗을 뿌린 적도, 심은 적도 없는데 요상한 놈이 뜰에 뿌리를 내렸다. 십중팔구 잡초일 거라 생각하면서도, 줄기를 키우고 잎새를 내는 모양이 범상치 않아 기다려 보았다. 키가 1m쯤 크더니 드디어 노란 꽃잎을 낸다. 틀림없는 해바라기다. 불꽃같은 이파리가 둥근 모양을 만들더니 그 안에 가지런히 접혀있던 꽃잎이 하나하나 일어서면서 해바라기가 완성된다참나리 키는 2m가 넘는데 해바라기는 겨우 1m 정도~ 참나리는 해바라기의 보디가드. 내 의도와 상관없이 해바라기도 키우고, 딱새 집도 지어주신다, 가없이 크고 깊으신 그분은~~ 이파리는 거의 절반을 벌레에 내주고도 잘만 큰다 비를 맞으면서 완전 개화정체 모를 벌레가 꽃잎마저~~

봄의 뜰에 내리는 축복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매화, 앵두꽃, 백모란, 라일락, 영산홍, 제비꽃은 모두 다녀가고 작은 꽃들의 시간이 왔다.씀바귀꽃. 내 눈엔 잡초로 보여 한움큼 뽑아내려다 그들과 눈이 마주쳤다. 왜 내가 어때서? 이뿌지 않어?  그래 꽃이 지거든 그때 뽑으마~                                   그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감사와 경건함이 절로 우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