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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난 지갑

맑은 바람 2011. 5. 21. 23:13

 

 

구청에서 실시하는 정보화교육 수강을 위해 집을 나섰다.

신호대기를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있는 동안 습관처럼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이 잘 있는지

확인을 했다.

-,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부산스럽게 이쪽저쪽 주머니를 뒤져보고 가방을 열어 샅샅이 살폈다.

똥마려운 강아지모양 안절부절못하며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다시 주머니 뒤지고

가방 속 뒤지고--이마에 땀이 배어 온다.

신호대기 중인 차 속에서 누군가 이 모양을 바라보았다면 가관이었을 거다!!

길 건너기를 포기하고 되돌아서서 길을 살피며 허둥지둥 집까지 왔다. 제 정신이 아니다.

방안으로 들어와 다시 여기저기 뒤져본다. 아무 데도 없다.

윗도리 주머니가 얕아서 가방을 메느라 추석거릴 때 지갑이 뛰쳐나간 게 분명하다.

카드 잃어버리고 새로 만들어 쓴 지 불과 며칠.

간밤 꿈자리가 뒤숭숭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또 일어나나?

 

인근 파출소로 전화를 걸었다.

우선 운전 면허증 분실 신고부터 할 생각으로.

지갑을 잃어버렸는데요, 그 안에 운전면허증이 있어서 분실신고 하려구요.“

? 잠시만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이름을 대니 좀전에 누가 그 지갑을 주워왔단다. 일시에 머리가 말개진다.

그래요? 곧 가지러갈게요.”

잠시 기다리세요. 그쪽으로 순찰 나가는 길인데 집으로 갖다 드릴 게요.”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대문 밖에 나가 서 있었다.

 

잠시 후 순찰차가 와서 인수증을 쓰고 지갑을 고스란히 돌려받았다.

 '지갑아, 넌 뛰어야 벼룩이야~~~'

사례를 하고 싶다고 하니 펄쩍 뛴다.

그리고는 지갑을 주워온 사람 이름을 적어주고는 훌쩍 떠난다.

고마운 손들이여, 그대들에게 축복 가득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