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에서 실시하는 정보화교육 수강을 위해 집을 나섰다.
신호대기를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서있는 동안 습관처럼 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이 잘 있는지
확인을 했다.
‘어-엉,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부산스럽게 이쪽저쪽 주머니를 뒤져보고 가방을 열어 샅샅이 살폈다.
똥마려운 강아지모양 안절부절못하며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다시 주머니 뒤지고
가방 속 뒤지고--이마에 땀이 배어 온다.
신호대기 중인 차 속에서 누군가 이 모양을 바라보았다면 가관이었을 거다!!
길 건너기를 포기하고 되돌아서서 길을 살피며 허둥지둥 집까지 왔다. 제 정신이 아니다.
방안으로 들어와 다시 여기저기 뒤져본다. 아무 데도 없다.
윗도리 주머니가 얕아서 가방을 메느라 추석거릴 때 지갑이 뛰쳐나간 게 분명하다.
카드 잃어버리고 새로 만들어 쓴 지 불과 며칠.
간밤 꿈자리가 뒤숭숭했던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이 또 일어나나?
인근 파출소로 전화를 걸었다.
우선 운전 면허증 분실 신고부터 할 생각으로.
‘지갑을 잃어버렸는데요, 그 안에 운전면허증이 있어서 분실신고 하려구요.“
“네? 잠시만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이름을 대니 좀전에 누가 그 지갑을 주워왔단다. 일시에 머리가 말개진다.
“그래요? 곧 가지러갈게요.”
“잠시 기다리세요. 그쪽으로 순찰 나가는 길인데 집으로 갖다 드릴 게요.”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대문 밖에 나가 서 있었다.
잠시 후 순찰차가 와서 인수증을 쓰고 지갑을 고스란히 돌려받았다.
'지갑아, 넌 뛰어야 벼룩이야~~~'
사례를 하고 싶다고 하니 펄쩍 뛴다.
그리고는 지갑을 주워온 사람 이름을 적어주고는 훌쩍 떠난다.
고마운 손들이여, 그대들에게 축복 가득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