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가을

하루살이꽃

맑은 바람 2023. 11. 27. 13:30

어제 아침, 거실로 나와 커튼을 제치고 화분을 둘러보니,
아니! 너 언제 왔니?
진분홍 꽃 한 송이가 고개를 바짝 쳐들고 활짝 웃는 게 아닌가!
풍로초, 쥐손이풀이라 불리는 아주 작은 꽃 한송이가 이렇게 사람 맘을 환하게 밝힐 줄이야~

올 봄에 이 꽃을 내게 준 이와 맘 편한 친구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오늘 아침 인사를 나누려 다가갔더니, 꽃잎은 낱낱이 떨어져 흙 위에 뒹굴고 꽃받침만 덩그러니 남았다. 단 하루를 살려고 그 먼 데서 오랜 시간 달려왔단 말인가. 落花를 보고 허망한 삶을 노래한 시인들의 맘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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