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진 산문집/책이 있는 마을/297쪽/초판 2000.4/읽은 때 2025.10.24~11.9
요새 뜬금없이 '만재도'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그 옛날에 책을 읽으며 '거기 꼭 가봐야지 '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아무때나 그곳에 갈 수 있다, 다음 달에라도~~
2006년 이 책이 나왔을 때 바로 구입해 읽으며 여행의 꿈을 키웠다.내가 퇴직하기 1년 전이었으니까.
그런데 바로 한 달 전에 이생진 선생님은 97세로 세상을 떠나셨다.
여행은 몇 살까지 다니셨는지, 말년엔 어찌 지내셨는지 궁금하다.
여기저기 메모하고 줄친 것들이 많아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이것은 나의 放浪記이자 나의 체험에서 온 詩論이라고 말하고 싶다"--머리말 중에서

차례
1.제주도:모든 섬의 고향이요 어머니인 섬
이생진은 명예 제주도민이자 명예남제주 군민이었다.

*나는 삶의 한계를 걸을 수 있을 때까지로 본다
*바다는 설렘이요, 살아가며 생기는 실망을 재우는 요람이었다.
*우리나라 섬 3200개 중에서 제주도만큼 풍요롭고 편안한 데가 없다. 제주도는 섬의 왕이다. 수많은 섬을 섭렵하다가도 나는 제주도로 돌아온다. 제주도는 모든 섬의 고향이요, 어머니다.
(19)너무 자유가 많아도 외로워진다. 그걸 잘 관리해야 한다.그런 때 벌떡 일어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태만은 소중한 고독과 자유를 갉아먹는 좀벌레다.시인도 기업인들처럼 부지런해야 한다.나는 일하고 싶다.나는 시 쓰고 싶다.시가 있는 데로 가자. 그래서 뛰쳐나온 것이 아니냐.
(이생진선생의 글은 길지 않고 단순하지도 않고 그래서 좋다.25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2.가의도:물에 뜬 배처럼 흔들리는섬/주변에 정족도, 옹도, 격렬비열도가 있다

(38)행복은 누구의 것이든 아름답다
1)鼎足島-- 일명 솥발이섬/무인도/바다직박구리(학명이 '산에서 혼자사는 새'다)도 산다/가마우지새(떼지어 사는 새)가 주인인 섬
(47)시는 새다.훨훨 날아가라고 날개를 달아준 새다.
2)瓮島-- 애오라지 등대만을 위한 섬/우리나라 유인도 중 가장 작은 면적에 가장 적은 인구가 사는 섬/0.17제곱킬로미터의 면적에 세 사람
3)格列飛列島--무인도/고독마저도 고독하게 뿌리내린 섬/서해안의 마지막 섬
3.흑산도:호화여객선처럼 들떠 있는 섬/관광객이 유흥을 즐기도록 변해가는 섬

(71)진리마을--정약전이 유배 와서 15년 동안 어류를 조사해 <玆山魚譜>를 펴낸 곳/최익현 선생이 4년동안 많은 제자를 길러낸 곳
***상태도 중태도 하태도--다정한 삼형제 섬
1)상태도--집이 40여 채
2)중태도--집이 20채/숲속은 매미와 새소리로 차 있고 바다엔 고기로 차 있는, 어딘가 풍족해 보이는 섬
3)下*苔島--*苔이끼/무엇인가 사색하며 살기 좋은 섬/유인도/수질이 좋아 진주 양식을 한다/바닷가에 천막 하나 쳐놓고 하룻밤 자고 났다.
(75)내 존재가 아침처럼 반갑다
4.可居島:소흑산도/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뜨거운 국토의 맥박 소리가 흐르는 섬/가거도의 매력은 숲의 매력이요 길의 매력이다.

가거도는 섬이 아홉 개다.유인도가 하나, 무인도가 여덟 개. 지금은 205가구에 547명이 살고 있다./하태도에서 35km 떨어져 있고 흑산도에서는 70km 떨어져 있다./이 섬엔 긴 길이 있고 높은 산이 있고 넓고 푸른 바다가 있어서 누구나 가거도의 산과 길을 보면 한번쯤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가거도엔 제비도 많고 대나무도 많다.
**우리나라 極西는 馬鞍島요, 極東은 豊西洞이다.
(마안도는 압록강 하구, 즉 호랑이 입에 해당하는 평안북도 용천군 신도면에 속하는 섬이고, 극동은 호랑이 귀끝에 해당하는 함경북도 은성군 남양면 풍서동이다.)
(89)삶에 있어서 떠난다는 말은 산다(生)는 말과 직결되는 말이다.우리는 크든작든 떠나는 여로에서 산다고 해도 무방하다.
(93)대국홀도--가거도의 새끼섬 중에서 제일 큰 무인도/두 편의 전설같은 이야기를 간직한 섬
5.晩才島:하늘에 떠있는 섬/먼데섬이 어원?/晩財--해가 지고 나면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해서~~

목포 -- >흑산도--> 하태도-->가거도-->만재도/1700년경부터 평택 임씨가 들어오고 후에 김해 김씨가 들어와서 유인도가 됨/<봄의 왈츠>,<1박 2일>, <삼시 세끼> 촬영지/40여 가구 150명이 산다/지금도 물이 귀하다?
(25년 전만해도 이틀이 걸린다는 섬, 온통 멀미로 뒤집어질 때 도착한다는 섬,꼬라지가 말이 아니게 된다는 섬, 큰배에서 나룻배로 옮긴 후에야 섬을 밟을 수 있는 만재도, 그 섬에 왜 가고 싶었을까?시인은 만재도를 안지 10년 만에 만재도 땅을 밟을 수 있었고 그때의 감회를 환상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일 거다.)
(104)섬은 예상한 대로였다.때묻지 않고 고이 간직한 순결 같은 것이 한눈에 들어왔다.
바다,산,나무,마을, 사람,돌,풀, 꽃, 새, 달팽이, 약초밭,염소까지도 그런 느낌으로 들어왔다.
인상부터가 신비로 뭉쳐 놓은 그대로였다.
밤엔 달과 별이 아름다웠고 낮엔 하늘이, 바다가, 인심이 아름다웠다.
금방 詩神이 나를호출했다.시를 쓰라고.삼일 동안에 수십 편을 썼다.시가 소나기처럼 쏟아졌다.
내 생애 최고 기록이다.
뇌에서 손에서 수첩에서 시가 떠나지 않았다.
홍도에서 열흘에 시집 한 권의 시를 썼는데 여기서는 사흘에 그만큼 썼다.
나는 걸어다니며 시를 쓰는 물고기 같았다.왜 그런지 나도 모른다.
(시인이 이렇게 썰을 푸니 어찌 그곳에 가보고 싶지 않겠는가! 一言以蔽之하고 팔십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는 틀렸다.가다가 초상 치른다! 그러면서도 한편 그곳에 좀더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검색해 보았더니 목포에서 두 시간 남짓이면 가는 배가 생겼단다. 25년 전에 이틀 걸렸다는 그곳을--)
(105)수많은 섬을 찾아다니면서도 이렇게 환상적인 섬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 황홀해지는 것이다. 왠지 현실이 아닌 미래 속에 잠입한 것 같은 착각에 몸도 마음도 섬처럼 떠 있는 듯했다.
(116-117)내가 엉겅퀴를 보러 만재도에 왔다고 하면 사람들은 얼마나 말이 많을까?/그러나 엉겅퀴 하나만을 위해 온 것이 아니었다.나는세월을 박탈 당하고 시간을 잊었다.가정과 가족과 詩友를 잊었다. 여기서는 시를 쓰지 않아도 섬 전체에서 풍기는 詩香에 도취할 수밖에 없다
(118)나는 이 시집[하늘에 있는 섬]에 들어있는 시 93편을 유서쓰듯 썼다. 왜냐하면 앞으로는 이렇게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섬을 만나기 어려울 거라는 예감에서 그랬다.만재도는 시가 살아있는 섬이다. 다시 가서 그 순진한 사람[같은연배의 里長]을 만나고 싶다.
<나의 현실과 나--만재도>
--이생진
나는 나의 현실과 떨어져 있으려 한다
그래서 섬에 왔다
TV와 신문과 식탁과 전화와 아내의 거울과
현실을 빠져나왔다는 老시인과 식사를 자주한다
그리고 호박꼭지를 떼어내듯 현실의 꼭지를 떼어내고
섬으로 왔다
섬은 현실이 아니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나는 꼭지를 떼고 기차를 타고 왔다
그런데 서울의 현실이 내가 탄 기차를 바싹 따라왔다.
여객터미널에 왔을 때 관중 속에 숨었던 현실이
이번엔 배에 올라탔다
그도 제 현실을 도피하는 모습으로 배를 탔다
그게 바로 내 현실인 줄 몰랐다
그러나 만재도에 와서 현실을 완전히 떼어놨다고 자부하는 것은 만재도가 꿈 같아서 그랬다
서울의 뿌연 먼지는 보이지 않고 만재도는 안개 속에 들어 있었다
안개가 걷히면서도 현실인 척하지 않는 만재도는 그 태도부터가 현실이 아니었다
밀려온 거품 속에 든 공기
돌틈에 낀 습기와 이끼
꽃 속을 드나드는 행복과 화해
그들만은 현실이 아니라고 하고 싶은데
그들도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환상밖에 없다
현실이 아닌 현실 그것을 내가 만들어야 한다
꿈은 어떨까
현실을 꿈속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기존의 현실을 꿈 밖으로 끄집어내고
그러나 꿈은 내 소관이 아니다
꿈은 내 말을 듣지 않는다
결국 나는 현실이 아닌 데로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런 데가 있을까 하면서 찾아온 곳이 만재도다
만재도는 먼 섬이다
나에게서 현실의 옷을 벗겨준 먼 섬이다
나는 여기서 발가벗고 산다
6.홍도:고독을 독점하고 있는 섬

(어느 때부터인가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는 홍도--고기잡이배는 모두 관광유람선으로 바뀌고 미역을 따던 아낙들은 식당과 민박집을 운영하느라 바쁘다. 한가하게 즐기고 싶거든 홍도는 겨울에 가라)
7.거문도:역사가 살아 숨쉬는 섬/여수에서 출발한다

(138)'걸어다닐 때 진짜 삶을 느낀다'
(143)백도:
백도의 신비는 깨끗하고 무게가 있고 아름답다. 풍성한 식물의 분포 때문에 백도는 생기가 돈다
예쁜 꽃과 수많은 물새와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백도를 관광의 보고로 만든다.원추리는 섬의 여신이요 백도의 詩語다. 물새가 그 언어로 백도를 있는 그대로 노래한다.백도가 깊게 뿌리내린 바다는 섬의 종합전시장이다. 무인도끼리의 모임 중에 백도만큼 아름다운 곳은 우리나라에서 찾기 어렵다.
노란 원추리가 절벽의 위험을 깔고 앉아서 내려다보는 모습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원추리는 내가 이승에서 잃은 그리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양 바람에 나부끼며 내게 손짓을 한다.멀어서 음성을 들을 수 없을 때에는 손짓 발짓이 언어로 들린다.
(150)망망대해에 펼쳐놓은 39개의 무인군도, 白島에는 흑비둘기를비롯해 30여 종의 조류와 풍란,석곡, 눈향나무,동백나무,후박나무, 원추리 등 아열대식물 350여 종이 분포되어 있다.수중에는 큰붉은산호, 꽃산호 등이 있어 백도는 숨쉬는 섬이다. 즉 살아있는 섬이다.비오고 갠 날 백도의 모습은 해상의 용궁처럼 현란하다.
(153)巨文島는 배가 드나들기 좋고, 고기가 잘 잡히고, 자연경관이 수려하며, 효심이 짙은 곳이다.
---그리고 인심이 좋다.
(154)거문도라는 독립된 섬은 없다. 동도ㆍ서도ㆍ고도 셋을 묶어서 삼산면이라 하고, 이중 고도를 거문리라 한다.사람들은 고도만 다녀가고 거문도에 갔다왔다고 한다.
여행에 앞서 지리공부보다 역사공부가 필요한 곳이 바로 거문도다.
--*귤은(橘隱) 김유 선생의 문집[橘隱齋文集]을 읽고 가면 거문도 땅을 밟아도 무엇인가 가슴에 울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유 선생--동도 귤동 출생
四世烈孝 김양록 선생은 서도에 살았다.--거문도 사람들은 김유 선생과 김양록 선생의 가르침의 영향으로 지금도 예절이 바르다.
(155)거문도 外侵의 역사:
1885년 4월 15일 영국해군이 거문도를 점령함/23개월 동안 주둔함/거문도는 政勢의 무풍지대였다./당시 주민이 2000여명이나 되었으나 주민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구태여 적대감을 보일 필요도없었다.
1)동도--3.429제곱킬로미터/거문도를 이루는 섬1
(159)귤은 선생의 三湖八景[거문도 팔경]
{橘亭秋月} 귤은 선생의 정자에서 바라본 가을 달빛의 맑고 고요함
{竹林夜雨}대나무 잎새에 떨어지는 밤비 소리의 고즈넉함
{鹿門怒潮}거문도 입구 녹문에서 듣는 성난 파도 소리의 장엄함
{龍巒落照}용만(용냉이)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해넘이
{白島歸帆}백도에서 고기잡이를 마치고 거문도로 돌아오는 돛단배의 평화로운 모습
{梨谷明沙}동도 이곡리의 하얗고 밝은 모래밭의 깨끗한 아름다움
{紅國漁火}盛漁期 거문도 풍경
{石름歸雲}몰랑(地名)으로 돌아가는 구름의 신비로운 풍경
2)서도--거문도를 이루는 섬/7.773제곱킬로미터
(164-165)김상순 선생;일본 메이지대학을 나와 고향인 거문도에 학교를 세운 이/녹산초등학교에 교육공로비가 있다.
1925년에 세워짐
(167)김양록 선생(~1885)
후손이 아무도 살지 않는다/西山祠라는 사당이 있을뿐
(169)서도의 볼거리;녹산 등대,거문도 등대, 김양록 선생 사당, 임병찬 의사의 비, 이화명사에 유림백사, 신선바위에 노인바위, 관백정
(177)고도와 서도를 있는 다리: 삼호교/한때는 나룻배가 다녔고 얼굴 검은 사공이 노를 저었다.
(178)서도의 임병찬:
덕촌마을에 대한독립의군부병마도총장 임병찬 의사 殉趾碑가 있다./(1851~1916)군산 출생/神童/흉년에 사재를 털어 구휼하고 낙안군수 겸 절제사로 선정을 베풂/후에 항일투사로 활동하다가 체포되어 거문도로 유배됨/흉년에 단식으로
생을 마침
3)소삼부도--노랑섬/영국군이 서도에 머물 때 소삼부도 쪽으로 포격 연습을 많이 해서 색깔이 변함/늠름하고 당당한 섬/
바닷물빛이 검푸르고 삼호교 주변에서 보던 파도와는 다르게 거칠다./근엄한 미남형
4)대삼부도--한 그루 나무로 남고 싶은 섬/유인도였다가 무인도가 된 섬
8.우이도:사방이 백사장으로 둘러싸인 섬

제주도 옆 우도의 1.8배가 되는 산 좋고 물 맑고 백사장이 많은 섬/목포에서 74.5km/450여 년 전 파평 윤씨가 入島하여 자손들이 늘어났다가 지금은 어디로 가고 없음/산이 많아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호감이 가는 섬이다/연중 낚시꾼이 끊이지 않고 민박시설도 좋은 편/조용한 것을 만끽하고 싶으면 9.10월이 최적기다
{장고래미 해수욕장}
솔밭과 단단한 모래밭, 잔잔한 파도,벌거벗고 앉아 시를 써도 좋은 곳/파도가 바위를 쳐서 생기는 소리밖에 아무것도 소리내지 않는다.양쪽 암벽 위에는 소나무가 울창하고 풀숲에는 들국화와 海菊이 만발해 있다. 소나무 밑에는 버섯이 자라고 기암괴석에는 털머위꽃이 노랗다.
---장고래미해수욕장은 한 권의 시집이다.
일몰이 좋고, 바닥이 완만해서 안심하고 수영할 수 있으며
뒷산에서 흘러내리는 민물이 끊이지 않아 수영 후 몸을 씻기 좋다.
산밑 모래밭엔 순비기나무가 보랏빛 꽃을 피우고 풀밭엔 나비가 많다.
한밤중에는 개똥벌레가 날아들어 하늘에서 별이 날아다니는 것 같다.
(이생진시인은 선각자다.벌써 40여 년 전부터 낯선 섬기행을 떠나서, 우리에게 듣도보도 못한 섬 이야기를 들려주며 섬여행 가이드를 시작해서 나 또한 만재도나 거문도나 우이도를 가고 싶게 만들었으니 이런 분에게 관광공사가 공로패라도 줄 법하지 않은가)
{큰대치미해수욕장}
돈목해수욕장에서 큰대치미해수욕장까지 해안길 걷기
{성촌마을}
인구소멸지역/절반의 집이 비어있고 민박도 없다.
{폐촌 대초리}
한때 열가구, 60명이 거주하기도 했다는 마을이 모두 비어 있는 폐촌
1)驚雉島--꿩이 놀란다는 섬/우이도 북동쪽/목포에서 69km/3가구 9명이 살았었는데(1985년 현재) 지금(1998년)은 무인도/쥐의 피해가 많아 아예 쥐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9.麗瑞島:작은 제주도라고도 불린다

일제강점기 때는 太郞島라 불림/아무도 모르게 천재시인을 잉태한 섬/시인들에게 꼭 가보라고 말하고 싶은 섬/제주도와 완도 중간에 있다./청산도항에서 여서도행 배를 탄다/청산도 남쪽/집은 50여 채, 인구100명 안팎,분교하나 교사 둘, 학생 넷/민박도 있다./평화롭고 다정한 인상
(230)여서도의 12월:
12월이면 겨울인데 조금도 겨울 같지 않다.진달래꽃이 보이고 노란 개나리도 보인다.밭에는 보리풀이 파랗고 목초가 파랗고 쑥이 파랗고 머위가 파랗고 동백나무잎이 파랗다. 완전한 봄이다. 나무를 보면 가을인데 새 우는 소리는 익은 봄이다. 여서도는 봄이다.달력이 알리는 계절이 아니라 분위기가 알리는 계절이다. 12월 달에 목초와 보리와 배추의 녹색을 보고는 포근함을 느꼈다.
(231)바닷가에서 시를 쓰다가 그렇게 누워 누운 채로 죽는 것이 소원이다.아무도 불쌍하게 여기지 말라.나는 이렇게 사는 것이 누구보다도 행복했으니까.--살아 움직이는 것은 아름답다.시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의 그 움직임이다.
(232)여서도 시인 김만옥:(1946~1975)완도군 청산면 여서리 출생/일찌감치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발휘했을뿐더러 학업성적도 좋아 장학생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함/조선대 국문과 3학년 때 중퇴/딸 하나를 얻었으나 농약을 먹고 자살함/광주 중외공원에 시비가 있음
10.청산도:한 편의 시 또는 영화 같은 섬
귤은 김유선생의 서당터, 지금은 사당 <숭모사>가 있다.

(277)'청산도에서 문자를 쓰지 말라'하는 말은 김유 선생 같은 스승들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가 많다는데서 온 말이리라 그리고 사촌의 버선을 팔아서라도 자식을 가르쳐아 한다는 말은 훌륭한 스승이 있으니 부모들은 자식교육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충고였을 거다.
1)대모도--온통 보리밭으로 껄껄한 섬/완도에서 30~40분 거리/이생진 시인의 애독자가 사는 섬/살아있는 섬
(279)섬은 정말 멋지다. 나의 이 짧은 휴가처럼 정말 소중하다.
그것은 수 마일을 바닷물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 섬을 본토와 이어주는 다리나 전신 전화도 없다.
섬은 세상에서 분리되어 있다. 그러한 섬은 공간적인 의미는 물론이고, 과거와 미래와도 단절되었다.
오직 현재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러므로 오직 현재만이 존재하는 섬에서의 생활은 아주 신선하고 순수한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와 '지금'밖에 없을 때 우리는 마치 어린아이나 성자같은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자기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시간과 공간으로 씻기는 섬이며
그 모두가 섬처럼 완전한 성격을 갖게 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우리 인간도 섬처럼 온전하고 남의 고독을 감히 침범하지 않으며,
또 다른 개체의 기적 앞에서 자연히 한걸음 뒤로 겸손하게 물러선다.
'인간은 어느 누구도 독립된 섬이 아니다'라고 존던은 말했지만,
나는 우리들 모두가 섬이며, 다만 같은 바다에 떠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A.M. 린드버그 <바다의 선물> 중에서
2)소모도--섬 전체가 산으로 된 섬
가파도 크기(0.78킬로미터)/완도에서 30분 거리/보리밭도 민박집도 없다/나무도 많고 지하수가 풍부하다/가옥 32동,주민60명/학교가 없다.
3)신지도--시가 되어 주겠다고 몸부림치는 섬
(289)
인어 이야기--신지도ㆍ소모도 이생진
신지도
넓은 바다 긴 백사장
이런 곳에서 단 한 번이라도 내가 나를 만나 기쁘다
좁은 속에 들어있던 것들이 밖으로 나오면서 자유로워지는 기쁨
이것은 내 속에 시가 있기 때문이다
그곳엔 되고 싶은 것이 다 되는 신기한 神術이 있다
바다가 되고 백사장이 되고 예쁜 해당화가 되고 한 마리 도요새가 되는 神術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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