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蜂鍼의 기적

맑은 바람 2023. 3. 19. 07:30

2023년 3월18일(토)
집을 나설 때는 끽해야 도보로 20분 거리니까 성북천변을 따라 그냥 걸어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발을 떼는 순간 통증과 함께 짜증이 올라왔다. 택시를 탔다.한 정거장도 안 되는 거리를. 전에는 좀처럼 택시를 타지 않았는데 통증 앞에 장사가 없다. 택시비도 치료비다 생각하며 눈 딱 감고 택시를 탄다.

한의원 선생님은, 차도가 없다며 약간 짜증을 담은 환자의 목소리에 신경이 예민해지셨다.
"오늘은 봉침 치료를 하겠습니다." 환자는 '봉침이든 뭐든 제발 통증만 사라지게 해주세요'하며 속으로 염원한다.
치료를 끝내고 성북천변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잔잔한 봄바람이 부드러운 햇살과 함께  알맞게 기분 좋다.
그런데 걸음을 뗄 때 뭔가 달라진걸 느끼겠다. 갈 때와는 딴판으로 통증이 없어진 듯하다. 걷기가 수월하다. 마치 강력한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난 뒤 같다.
그 지긋지긋한 통증이 벌침 한 대로 사라졌단 말인가!

3월19일
그저께 밤에만 해도 통증으로 엎치락뒤치락했었는데 어젯밤엔 숙면을 취했다.
잠결에도 내 무릎 지금 안 아픈 거지? 만져보며 확인해 봤다.
왼쪽다리 무릎뼈 주변이 어디라 할 것 없이 통증이 심하고 물주머니 찬 것처럼 무거웠는데, 이리 눌러봐도 저리 눌러봐도 아픈 데가 없다.
내일 선생님을 만나거든 내리 맞을 수 있다면 연속으로 벌침을 맞겠다고 얘기해야겠다.
통증을 잊고 걸어다닐 수 있는 시간이 잠시라도 내게 돌아온다면 얼마나 기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