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초가을 날씨답지 않게 제법 바람이 차다.
그러나 번개팅으로 만난 친구들은 처음 찾은 <북서울숲>에서 향기롭고 따뜻했다.
더구나 <성북구청 평생교육원>에서 원종원 교수가 진행하는 '오페라 특강'에 흠뻑 취한 후라
감정이 고조되어 있었다.
부귀의 안내로 드넓은 <북서울꿈의숲>을 마냥 수다 떨며 喜喜樂樂 거닐었다.
대숲을 배경으로 번듯하게 자리한 駙馬都尉의 집,
쑥부쟁이 실개천과 호수 위를 노니는 오리,
나란히 잔디에 누워 깊은 잠에 빠진 젊은 남녀,
벤치에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도란거리는 한 쌍의 연인,
너른 풀밭 위를 아장거리며 뛰어다니는 아가들,
주인의 손에 이끌려 산책 나온 행복한 견공들-
공원의 풍경만 바라보고 있어도 저절로 행복감이 차오른다.
전망대에 올라 북한산 靈峰에 둘러싸인 아파트 숲과 산자락에 빼곡히 들어찬 낮은 집들을 내려다보았다.
宇宙의 무수한 한 點에 불과한 인간들이 오늘도 저 속에서 지지고 볶고 달박거리며 살고 있겠지?
담너머 배롱나무꽃이 곱다
소나무와 대숲이 멋지다
조선 순조의 둘째딸 복온공주와 그 남편 창녕위 김병주의 齋舍
古宅 앞을 흐르는 개울
쑥부쟁이가 한창 피어나고 있다
코스모스도
짝은 어디로 가고-
<상상톡톡 미술관>
바람을 타고 연이 신나게~
전망대 가는 길
<전망대>
저 멀리 북한산이-
저녁은 강북마님 부귀가 쏘았다.
전망대 바로 아랫녘에 자리한 차이니즈 레스토랑 <메이린 美林>
삼선 짜장과 매생이누룽지를 시켰는데 값도 저렴하고 맛이 훌륭했다.
알고 보니 이곳에 세계요리대회에서 金賞을 수상한 요리사가 있단다.
게다가 서빙하는 직원들의 매너가 보통이 아니었다.
손님들은 밀려들고 자리가 없으니, 우리를 베란다 테이블로 옮겨 앉게 하는데 그 방법이 세련되었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 고 조금만 신경 써서 배려하는 말투를 쓴다면 쉽게 감동 먹는
우리들인지라, 폭풍 속에 내몰아도 기꺼이 나갈 사람들이다!
테라스에서 조금 쌀랑한 바람에 한기를 느끼면서도 석양과 구름이 연출하는 노을풍경을 滿喫했다,
은순이의 ‘The Autumn Leaves'를 들으며--
차이니즈 레스토랑 <메이린>
밑반찬도 깔끔-백년초로 담근 양배추김치가 새콤달콤 사각사각~
花茶 (국화와 장미를 띄운 꽃차)
저 대지가 몸을 주어 나를 싣고
삶을 주어 나를 수고하도록 하고
늙음을 주어 나를 편안하게 하고
--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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