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WHITE RABBIT

이야기가 있는 칠월의 뜰

맑은 바람 2015. 7. 25. 20:54

 

                      계단 밑 간이 창고가 대니의 손으로 직접 제작, 완성됐다. 씽크대 뜯어낸 것을 재활용한, 창조경제의 한 사례다. ㅎ ㅎ

 

                            오늘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풍접초(족두리풀)!!

 

                            나비는 어디 놀러갔다가도 대니나 내가 마당에 나와 왔다갔다 하면 꼭 나타나 얼쩡거린다.

                            하긴 제동족도 없이혈혈단신, 을메나 적적할꼬~~ 

 

                    여러 해 전 동창들이 놀러오면서 목백일홍 묘목을 사왔다. 언덕 위에 전에부터 있던 목백일홍 곁에 심었다.

                    친구하라고--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그냥 시들버들 죽어버렸다.

                    친구들이 나중에 놀러와서 나무가 없어진 걸 보면 얼마나 섭섭할까,

                    걱정했는데 어느 날부터 계단 옆에 심상치 않은 나무가 하나 자라기 시작했다. 바로 이 녀석이다.

                    나는 이 자리에 결코 나무를 심은 적이 없건만 참으로 미스테리한 사건이다.

 

                         몇 해 전에 옆집 수녀님이 다른 곳으로 전출가시면서 봉숭아씨를 한 움큼 주셨다.

                         그동안 서랍 속에 잊혀진 채로 있다가 어느날 무심결에 눈에 띄어 여기저기 뿌렸더니 쑥쑥 자라 꽃을 피운다.

                         이 꽃과 잎을 따서 백반을 넣고 콩콩 빻아 뉘 손톱에 물들일까??

 

                   흰색, 분홍빛 봉숭아도 있다.

 

                          여기서 원래부터 살던 배롱나무(목백일홍)는 줄기가 제법 굵고 가지가 옆으로 퍼진 게 폼이 났었다.

                          그런데 어느 해 겨울 유난히 추워 저들이 겨울을 잘 견딜려나 걱정이 되었다.

                          봄이 되었는데 잎과 나무가 기척이 없다.

                          죽은 걸로 속단(?)한 대니는 밑둥만 남기고 나무를 잘라버렸다.

                          '좀더 지켜보지'-- 하는 나의 아쉬움은 몰라라 하고--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새파란 가지가 뻗더니 잎이 나기 시작한다.

                          뿌리가 살아 있었던 것이다.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이런 걸 起死回生!!이라 하나?

 

                   대추토마토를 처음 길러본다. 방울토마토보다 더 단단하고 맛도 더 좋다.

                   열매들은 무거워서 아래를 향하는데 얘네들은 모두 위쪽을 향해있다. 재밌는 녀석들!

                   내년에는 한 식구 더 늘려야지~

 

                  메리골드(천수국류)-작년 여름 축령산 아래 별장 짓고 사는 친구네 갔더니 시야가 확 트인 정원에 메리골드가 샛노랗게

                  피어 있었다.

                  아, 저 꽃!

                  인도에서 갠지스강 위에 배를 띄웠을 때 옆으로 꽃을 파는소녀들이 작은 배를 타고 따라왔다.

                  꽃을 사서 강물에 띄우며 소원을 빌라고 부추긴다.- 그 꽃이 메리골드였다

                  그때 소원을 간절히 빌었기 때문에 오늘 온가족이 무사히 사는 걸까?

                  꽃말이 재미있다.

                  '반드시 오고야 마는 행복' 이라고도 하고 '이별의 슬픔'이라고도 한다. 좋은 쪽으로 해석하지,뭐~

                  꽃향기라기보다 꽃냄새라고 할 정도로 냄새가 호감이 가지는 않는다.

                  덕분에 벌레들이 싫어해서 정원에 많이들 심는가 보다.

                 그런데 얘네들은 그늘은 딱 질색이다.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곳이라야 꽃을 피우고 왕성하게 번식한다.

                 그래서 나무그늘이나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에 있던 애들을 모두 도로 파서 이층으로 향하는 계단에 나란히 늘어놓았다 .

                 오는 손님들도 환하게 웃는 꽃들을 보며 좋아하리라.

 

                      풍접초(족두리풀)

                      바람에 나부끼는 나비 같다해서 풍접초인가, 아니면 새색시 머리 위에 쓰는 족두리 같아서 족두리풀인가?

                     '시기,질투,불안정'의 꽃말을 갖고 있는 걸로 보아 역시 젊은 이미지의 꽃이다.

                     이 꽃과의 인연도 재밌다.

                     여러 해 전 외출에서 돌아오는 중에 골목길을 들어서는데 길가에 거의 방치된 듯싶어 보이는 화분에, 긴장감을 주는

                     야릇한 풀이 자라고 있었다.

                     예사롭지 않아 꽃도둑이 되었다. 이제 자손번창하듯 뜰에 번져 여름마당을 밝힌다. 

 

 

                           나는 손이 많이 가는 잔디밭을 좋아하지 않는다.

                           질경이, 민들레, 클로바가 함께 자라는 잡초밭도 좋다.

                          그러나 대니는 가지런하고 깨끗한 잔디밭을 더 좋아한다.

                          저 푸른 잔디가 잡초 하나 없는 건 오직 대니 덕!

 

                    대니 고마워요~ 지금 남천에 흙을 더 넣어주고 있다.

                    남천은 보경씨네서 처음 관심있게 보았는데  단조롭고 삭막한 겨울에 단풍처럼 붉은 잎에 빨간 열매를 달고 있는것이

                    무척 보기 좋아 울타리에 죽 둘러 여러 그루 심었다.

                    꽃말도 '전화위복', '어려움 극복' '더러운 것을 깨끗이 해줌' 등으로 매우 이로운 나무다.

                    특히 남자들한테 좋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남천의 약용 효과 때문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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