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나가 꽃병에 꽃아놓은 스위트피(sweet pea)가 방안을 환하게 해준다
아침식사 후 조지아(라나네 개)를 데리고 셋이서 공원산책을 나갔다.
가는 중에 작은 개울에서 막대를 물속에 던져주니 신바람이 나서 물속에 텀벙거리고 들어가서 꺼내온다.
재미있는지 자꾸 또 하자고 조른다. 몇 번하다가 공원길로 들어섰다.
<개공원>가는 길
조지아가 신났어~
드넓은 <개공원>엔 문자그대로 좋은 팔자를 타고난 개들이 이리뛰고 저리 뛰고 모두들 신바람이 났다.
금강이 생각이 났다. 질주본능을 타고난 놈을 이런 곳에다 풀어놓았으면 얼마나 신나게 달렸을까~.
눈물이 핑 돈다.
조지아가 뛰어 노는 동안 풀밭 한쪽에 앉아있으려니 운동하러 새로 들어온 놈들이 내게로 와서 킁킁 냄새를 맡는 놈,
쓰다듬어달라고 머리를 디미는 놈, 내 다리 위를 장애물 넘듯 뛰어넘는 놈~~ 제각기 신나서 난리들을 친다.
워낙 개를 좋아하니 그들도 아는 모양이다.
<개공원>입구 문은 꼭꼭 닫고 다녀요, 녀석들이 뛰쳐나가니까~
개공원의 쓰레기통
운동을 마치고 돌아나오는데 한무리의 개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아까 그 무리들하고 뭔가 다르다. 마지못해 끌려나온 애들 표정이다.
의자 밑으로 들어가 눈치만 살피고 있는 눔도 있다.
이 개들은 운동만 시켜주는 전문가에게 주인이 맡겨놓은 개들이다.
엄마아빠 따라 나온 아이들과 가정도우미 손에 이끌려 나온 아이들의 기쁨의 질이 다른 것과 어찌 이리 닮았을까~
조지아는 녹초가 되도록 뛰더니 돌아올 때는 꼬랑지가 축 늘어졌다. 열살짜리 노견이니 그럴 법도 하다.
돌아오는 길에 늪지의 새 Pukeko를 보았다.
닭처럼 생겼는데 몸빛깔이 짙은 남빛이고 주둥이가 빨갛다.
夫婦琴瑟이 좋아 평생 꼭 붙어다니는 새라고, 라나가 부러운 듯이 여러 번 강조한다.
Pukeko :뉴질랜드 남섬의 천연기념물 일명, '뉴질랜드 늪지대 암탉' 두 번째로 인기있는 새(첫째는 키위?) 라나네 동네이름: 물방앗간 대로 꼬랑지가 축 처진 조지아~ 라나네 현관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스위트 피 (라나가 씨앗을 주어 가져와 꽃밭에 심었으나 기후가 맞지 않는지 한두 송이 피어나다가 시들어버렸다)
라나가 <스무디>를 해줬다. 맨날 먹던 음식과 다른 메뉴들을 하나씩 먹어보는 즐거움이 크다.
저녁엔 멕시칸 음식 <타코>를 라나와 그녀의 아들 블레어가 직접 만들어줬다. 와인을 곁들여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멕시칸 음식 타코: 라나의 정성이 한없이 고맙다
라나는 늘 이 귀절들을 명심하나 보다
우리식:금강산도 식후경!
맘만 먹으면, 라나가 워낙 얘기를 좋아하니까 얼마든지 영어회화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
전직 영어선생님의 직업근성이 있어 잘못 말한 문장은 그때그때 바로잡아 준다. 즐겁고 귀한 시간이다.
블레어도 처음엔 데면데면 하더니 나의 호의를 받아들여 화제에 끼어들어 말을 잘한다. 母子가 전형적인 영국인들이다.
이들과의 하루하루가 단순히 손님과 주인의 관계를 넘어서 귀한 인연으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Night, nig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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