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금화규꽃이 왔어요

맑은 바람 2020. 7. 7. 23:34

봄에 손녀와 꽃씨를 심으려고 채송화, 백일홍 그리고 맨드라미씨를 사왔다.

백일홍은 수돗가라지만 다른 데보다 흙이 좀 메마른 곳에 심었다.

그리고 채송화는 대문에서 들어오는 돌계단 위에 심고

맨드라미는 소나무 옆 흙이 좋은 곳에 뿌렸다. 혹시 몰라 화분에도 따로 심었다. 

백일홍은 6월이 되면서 잎을 내는데 전에 보았던 백일홍잎이라 맘이 놓였다.

대문입구 채송화는 기척이 없다. 발아를 못한 게 확실하다. 내년엔 여러 개 작은 화분에다  나누어심어야겠다.

 

그런데 맨드라미 잎이 올라와야 할 화분과 흙에서 호박잎 같기도 하고 수세미잎 같기도 한 게 나오기 시작한다.

잎이 묵묵히 숫자를 늘려가더니 어느날 발그레한 분홍꽃잎이 어느새 한풀 꺾인 채로 눈에 띄는 게 아닌가?

 

엇, 이게 뭐야?

꽃검색을 해 보았더니 <닥풀>일 확률이 99%라고 나온다.

오후엔 꽃잎이 꼭 무궁화처럼 얌전하게 말려있다.

다음에 제대로 만개한 꽃을 봐야지~

다음날 아침 두 송이가 활짝 피었다. 그런데 핑크빛이 아니라

은은한 미색 갑사저고리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꽃잎이었다.

꽃잎부터 잎, 뿌리까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식물이라, 한때 인기가 좋아 멸종위기까지 갔더란다.

아마도 '천연비아그라'라는 말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협회까지 만들어 열심히 보급에 나선 모양이다.

나도 꽃씨를 거두거든, 행운의 손님인 이 꽃을 좋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줘야겠다.

     금화규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마는' 하루살이꽃입니다.

'풀꽃나무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초를 뽑고 캐다가~  (0) 2021.06.01
철쭉이 한창인 창경궁  (0) 2021.04.28
철쭉과 영산홍이 고운 뜰  (0) 2021.04.15
봄을 부르는 야생화  (0) 2021.03.31
이 봄에 만난 꽃들  (0) 2021.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