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앵두나무길

맑은 바람 2021. 6. 1. 17:24

20년전 이곳으로 이사왔을 때는 거리이름이 <앵두나무길>이었다.
집집마다 앵두나무 한두 그루씩은 기르는 동네 같았다.

그런데 막상 우리집 마당엔 대추나무, 감나무, 매화나무같은 유실수는 있었지만 앵두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나무시장에 가서 앵두나무 어린 것을 가져다 심었다.
해마다 하얀 꽃을 탐스러이 피우고 유월이면 조로록 빨간 열매가 가지가 휘도록 달렸다.
전에는 친구와 그녀의 손자까지 불러 앵두따기 체험을 시켜 보기도 하고

동네 친구도 불러서 앵두나무 아래서 담소하며 앵두를 따먹었다. 앵두청을 담가놓기도했다

지금도 앵두가 가지가 휘도록 대식구를 거느렸건만 코로나가 위중하여 누구를 부르기가 꺼려진다.
어서 좋은 날이 빨리오기만 기다릴 뿐이다

그런데 요새 좀 아쉬운 건 그 향토적인 동네 길이름이 언제부터인지 평범한 동네이름으로 바뀌었다.
고유성과 전통이 귀하게 대접받는 세상에 왜 '평범하면서도 친숙한 그 좋은 이름'을 바꾸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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