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애송시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정 현 종

맑은 바람 2009. 1. 29. 14:53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 현 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우두커니:'아무런 말없이 멍하니 서있는사람'이라는 뜻의 경기도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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