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 봉 팔만구 암자,
유점사 법당 뒤에 칠성단 더듬고, 팔자에 없는 아들 딸 낳아 달라고,
석 달 열흘 노구에 정성을 말고,
타관 객리 외로이 난 사람 괄세를 마라.
세파에 시달린 몸 만사에 뜻이 없어,
홀연히 다 떨치고 정열을 의지하여
지향 없이 가노라니, 풍광은 예와 달라 만물이 소연한데,
해저무는 저녁놀 무심히 바라보며 옛일을 추억하고 시름없이 있나니,
눈 앞의 왼갖 것이 모두 시름뿐이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 주오.
태산 준령 험한 고개 헝클어진 가시덩굴을 헤치고,
시냇물 굽이치는 골짜기 휘돌아서, 불원 천리 허겁지겁 허위 단신
그대를 찿아 왔건만, 보고도 본체만체 돈다 무심.
아~~~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 봉 팔만구 암자
법당 위에 촟불을 밝혀 놓고 아들 딸 낳아 달라고 두손 모아 비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