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버니 생일
동생네 집에서 조촐한 생일상을 차렸다.
된장국과 밥이 있었지만 주 메뉴는 마늘 소스를 듬뿍 발라 구운 오리고기와 와인과 올리브유에 살짝 익힌
브로콜리, 양파, 피망, 노랗고 빨간 파프리카 한 접시 그리고 파인애플과 딸기가 색스러운 과일 한 접시다.
이 정도의 먹거리에 情談이 오고가면 훌륭한 午餐이 된다.
乙酉년 음력 섣달 열사흘 날 출생한 오라버니 올해 나이 예순 여덟-
天命대로 살겠다며 병원 한 번 안 가더니 적을 둔 회사에서 떠밀다시피 건강검진을 받으라 해서 검사를
받았단다.
All Right!!
그 나이에 대개 혈압약이니 당뇨약이니 해서 약을 달고 사는 이들이 부지기수인데 감사할 일이다.
얼굴이 늘 불그스름해서 걱정을 했더니 안심해도 좋단다.
어머니 돌아가실 무렵, 가까이에서 식습관을 살필 기회가 있었는데 참 독특했다.
일주일 동안 밥을 먹는 횟수는 몇 번 안 되고 主食이 생선회 한 접시에 와인 한 잔이다.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근면함으로, 학교를 그만둔 뒤에도 책 쓰는 일(건축 관련 서적)을 계속하고
가끔 골프도 친다. 어릴 적부터 효심이 남달라 어머니한테 지극 정성이더니 돌아가신 뒤에도 형제들
중에 가장 많이 엄마 산소를 찾아뵙는 것 같다.
가끔 안부 전화를 하면
“어, 지금 산소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야.” 한다.
염색 한번 한 적 없이 늘어나는 흰 머리에 超然한 채 오라버니는 세월 앞에 당당하다.
부디 오늘만 같으소서~ (2012.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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