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로니를 찾아서> 정글 탐험

맑은 바람 2012. 3. 15. 21:01

 

오늘 성북구청 평생교육원에 <로니를 찾아서>의 심상국 감독이 강사로 초빙되어 와서

영화제작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수강생들은 진지하고 흥미 있게 잘 들었는데 40대의 감독자신은 수강생들이 대부분 고령자라

덜 재미있고 힘이 더 들었던 것 같다. 끝에 가서는 다리가 아프다고 한다.

 

내친 김에 영화 <로니를 찾아서> 전편을 볼 생각으로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차를 몰았다.

도서관 入場에서 DVD가 돌아가기까지 문자 그대로 정글탐험이었다.

 

도서관 지하 3층에 차를 세우고 지하 2층으로 올라갔다.

<미디어 자료실>은 지하 2층에 있으나 가방을 맡겨야 하므로 다시 지하 3층으로 내려갔다.

<1일이용권>을 끊기 위해 잊어버린 비밀번호를 다시 만들었다.

자동화 시스템인 <무인물품보관실>로 들어가 물품보관함을 열자니 뭐가 뭔지 몰라 직원한테 물어봐야 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비어있는 함의 번호를 지정하니 털커덕하고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가방을 넣고 다시 지하 2층으로 올라와 <미디어 자료실>로 간다.

 

영화 색인 목록을 찾아보니 <로니를 찾아서>는 등록되어 있지 않다.

전에부터 다시 보고 싶은 영화 <희랍인 조르바>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있다고 하며 <PC로 예약>을 하란다.

아이디와 비밀번호와 좌석을 예약하고 영화 검색까지 마쳤는데 자꾸 자료를 올리라는 글자가 뜬다.

직원을 또 부른다.

물론 그들은 나 같은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앉아 있는 것일 테지만 자꾸 묻는 것이 부끄럽고 자존심도 상한다. 그러나 지금 묻는 것은 순간의 羞恥일뿐 지금 묻지 않으면 계속 깝깝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한다.

그러니 창피를 무릅쓰고 묻자!

젊고 예쁜 직원이 다가와 화면을 아래로 조금 내리니 클릭해야 할 곳이 나온다.

에구, 조금 더 아래를 볼 걸~~

비로소!

예약을 마치고 한숨 돌리고 자리로 와 앉아서 접수대 앞에 있는 <자료예약신청현황>판을 주시한다.

몇 번씩 일어나 가까이 가서 바라보았는데도 현황판에 올라온 이름을 보지 못했나 보다.

직원이 사인을 보내더니 DVD를 건네준다.

자리에 앉아 CD를 넣으려 했지만 버튼이 보이지 않아 여기저기 눌러 보다 또 사람을 부른다.

 

참으로 그렇게 여러 번 귀찮게 했건만 조금도 싫은 내색 없이 다가와 도와준다.

CD를 넣긴 했는데 어디를 눌러야 화면이 보이지?

이번엔 화면이 뜨지 않아 또 부른다. 접수대와 내 자리가 가깝기 망정이지--

다시 그녀가 다가와 화면이 나오게 클릭을 해 준다.

이번엔 화면은 나오는데 한글 자막이 뜨지 않는다. 또 부른다.

그녀가 와서 여기저기 작동하더니 한글 자막이 나온다.

 

<희랍인 조르바>

기대한 대로 충분히 재미있고 생각할 거리도, 받아 적고 싶은 대사도 많다.

그러나 예약된 세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일어섰다.

다음에 와서 똑같은 일을 다시 해 봐야겠다. 그래야 완전한 복습이 될 것 같다.

 

자동화 시스템이 잘 되어 편리하기 이를 데 없는 <국립중앙도서관>

그러나 초짜이며 나같이 미욱한 실버들에게는 직원들의 도움 없이는 한 발자국도 떼기

어려운 '정글 탐험' 그 자체였다.

2012.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