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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식남녀 Eat Drink Man Woman>

맑은 바람 2014. 1. 26. 22:46

 

EBS명화극장에서 대만영화 <음식남녀>를 보았다. 1994년작, 대만의 세계적인 감독 이안이 만든 영화.

이안은 <색계><라이프오브파이>로 유명하다.

 

어머니 없이 세 딸을 키우는 아버지- 아버지 주사부(랑슝)는 중국전통음식조리사이고 큰딸 쟈전(양꾸이메이)은 중학교선생, 둘째 쟈쳰(우쳰뎬)은 항공사 부사장, 셋째 쟈닝(왕위원)은 대학생-

 

이 영화의 재미는 도처에서 불쑥불쑥 나타나는 反轉에 있다.

-아버지와의 불화로 제일 먼저 집을 나갈 것 같은 둘째딸

그동안 모은 돈을 아파트 사기에 몽땅 날리고, 막내와 언니가 바람나서 갑자기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미각을 잃는 중대한 병에 걸리게 되자 끝까지 아버지 곁에 남게 된다.

-언니의 옛사랑의 그림자

항공사에 새로 부임해온 남자가 둘째에게 호감을 보인다. 알고 보니 언니의 옛사랑-

구애를 거절하며 따졌더니, 자기는 언니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언니의 일방적인 사랑이었나 보다고 한다.

10여 년간 언니의 말에 감쪽같이 속은 거다.

-큰딸의 연애편지 사건

매일 아침 책상 위에 놓인 연애편지, 내용이 알쏭달송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체육선생님의 편지 같기도 하고, 나이든 선생님의 짝사랑 같기도 했으나 알고 보니 학생들의 장난이었다.

-아버지의 연인

뭐니뭐니해도 클라이맥스 반전은 아버지의 애인이었다.

옆집에 딸 하나를 데리고 사는 이혼녀 진룽은 둘째딸 친구다. 그녀의 어머니는 연배로 보아 아버지와 어울리고 진룽의 어머니의 아버지에 대한 관심도 지대해서, 딸들은 내키지는 않지만 아버지의 재혼을 어느 정도 묵인하기로 했다.

상견례를 하는 날, 정작 아버지의 애인으로 떠오른 사람은 그 어머니가 아니라 딸같은 이혼녀 진룽이었다.

얼마나 경악을 했는지--

남자는 늙으나 젊으나 ‘영계’를 좋아한다는 걸

아시라, 나이 든 여인들이여~~

 

-아버지의 입맛이 돌아오다

똑똑한 둘째딸은 주방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아 부엌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했으나 그것이 부녀 사이에 깊은 골을 만든다. 그러나 홀로 남게 된 둘째가 아버지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되찾은 순간 아버지의 미각도 돌아온다.

아버지의 잃어버린 미각은 가족 간에 잃어버린 사랑을 상징한 것이었나 보다.

가장 행복한 반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