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큰손녀 애칭)는 산책 가자고 하면 갑자기 목소리가 커진다, 신바람이 나나 보다.
대문 밖을 나서니 바람이 차다.
-기냥 들어갈까 하고 물어 본다.
-노! 노!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다.
성벽을 따라 10분 남짓 걸으면 '舊市長公館'이었던 <한양도성 안내센터>로 들어갔다.
층계를 하나하나 올라 건물 주위를 한바퀴 돌고 건물 한켠에 있는 찻집으로 발을 옮긴다.
찻집 <더불 여>주인과는 얼굴이 익은 터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아, 이런 근사한 곳에 늘 손님이 적어서 안타까워요.
-제가 적극적으로 영업을 안해서 그런 모양입니다.
요새 젊은이답지 않게 차분하고 말수가 적은 주인은 한 마디하고 씩 웃고 만다.
할미할비는 커피 한 잔씩 시키고 소피아를 위해서는 딸기케익을 주문했다.
이렇게 정신없이 먹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무척 허기가 졌던 모양이다.
그러나 먹는 중간중간 실내장식들도 유심히 살피고 할미 입술에 묻은 케익도 닦아주는,
세상에 둘도 없는 예쁜 손녀다.
(2019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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