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투표장에서

맑은 바람 2025. 6. 3. 20:46

2025 06 03
오전 6시 출발, 가까이에 있는 주민센터에서 10분 내로 투표하고 바로 지하철을 타면 시간 내에 기차를 탈 수 있으리라 믿었다.

아뿔싸, 그런데 상황은 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이른 아침부터 웬 사람들이 그리 많이 나왔는지~~대기줄에 서니 투표장까지 한 5m 가량 되었다. 정신이 아뜩했다.

투표를 포기하고 그냥 갈까?
그러나 그냥 가면 여행 내내 께름칙할 듯 싶어 일단 물어나봐야지 하고 투표장 관리인한테 얘기를 꺼냈다.
"기차표를 예매해 놓았는데 한 시간 이내로 가야 하거든요, 어떻게좀 배려해 주실 수 없을까요?"
그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실무자와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더니 바로 열람 직원 앞으로 오라고 한다.
그 순간 담당자와 우리 마을 주민들께 얼마나 감사한지 꾸벅꾸벅 인사하며 줄을 빠져나와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

다들 이른 아침부터 나온 처지에 한두 사람 툴툴거릴 만도 한데 그 누구도 말을 꺼내는 이가 없었다.

오늘 그들이 내게 보여준 善한 영향력이 그들의 투표에도 이어져 이 땅에 善한 지도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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