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영화 ·강연 이야기/전시·공연 51

음악회 나들이

얼마만인지요? 롯데콘서트홀에서 알 만한 사람이 연주회 지휘를 맡는다길래 친구들과 번개팅을 해서 보러갔습니다. 토요일 저녁 7시-- 청중들 속에서 우리들이 유독 눈에 띄네요. 둘러보니 아마도 최고령 할머니군단이 출두한 것 같아요. 하긴 이 시간이면 할매할배들은 밥상 물리고 TV 앞에 풀어져 있을 시간이니까요. 연주는, 영화 3편의 OST를 엮은 것인데 우리할미들은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에요. 첨엔 시큰둥했었는데, 30여 명의 합창단과 60여 명의 연주자들이 50cm도 못되는 지휘봉 끝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아름답고도 청아한 음악을 만드는 걸 보면서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고 행복감이 밀려왔습니다. 콘서트홀을 가득 메웠던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니 대부분 2.30대 젊은이들이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

어느 전시회(호텔 신라에서)

호텔에서 전시회를 한다구? 주변에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도 호텔 전시회는 가 본 적이 없다. 칠월 초하루의 땡볕을 이마에 고스란히 받으며 허위허위 언덕을 올랐다. 12층 전층이 갤러리였다. 재밌는 것은, 객실의 가구들을 그대로 둔 채 입구부터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소파 위에도, 침대 위에도, 심지어 화장실 안에도 작품이 놓여 있다. 호텔 운영자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놀랄 뿐이다. 더욱 놀란 것은, 新放科 출신의 친구 속에 놀라운 미술적 재능이 숨어 있었던지, 辛酸한 삶 속에서 풀어낸 것들이라는 작품들이 수준급이다. 친구야, 그만하면 잘살았다. 더는 욕심내지 말고 맘 편히 살아라~~

화가의 벗. 시대공감 (이중섭 편)

서울 성북구에 자리잡은 에서 '화가의 벗 시대공감'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면서 각자의 개성있는 화풍을 발휘하며 한국화단을 빛낸 박수근ㆍ윤중식ㆍ 이중섭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한점 한점 들여다보는 동안 그 시대와 공감하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전시기간은 4월27일부터 6월30일까지입니다.이중섭(1916~1956)평안남도 평원출생/도쿄문화학원 재학 중 자유미협전에서 태양상을 받으며 재능을 인정받음/1945년 후배 마사코와 결혼, 전란 중에 부산과 제주도에서 생활하다가 부인과 아이들을 일본으로 보내면서 이별의 아픔을 품고 삶/1955~56년 성북구 정릉 청수골에서 삶/친구 박고석이 유골 일부를 청수골에 뿌림

손녀들과 <이솝우화>공연을 보러갔다

2022년 11월 26일 (토) 큰맘 먹고 (?)큰돈 써가며 티켓을 샀다. 제목 자체가 흥미를 끌 만해서, 주는 메시지가 클 것 같아 보기로 한 것이다. 뜻밖에 외국인 부모를 따라온 외국 소년소녀도 많았다. 연기자들은 진지하고 열심이었지만 10살 안팎짜리 손님들을 즐겁게 해주었는지 궁금하다.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 유발과 오락적 요소가 많이 부족했다. 아이들의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게 유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의 전통 악기를 다루어 외국인들의 눈에는 신선하게 받아들여졌으리라. 차라리 악기 연주를 더 많이 보여주어 흥을 돋웠더라면 좋았을 것을-- 일곱 살짜리와 다섯 살 손녀에게 감히 "재미 있었어?" 라고 묻기가 조심스러웠다.

김세연 작가 개인전

2022년11월19일 이번 전시는 자연의 무심함에 이끌려 오랫동안 바라보고 누적되는 시간에 따라 존재감이 점차 두드러진모습들을 그렸다. 그리고 조형적으로 리듬감이 돋보이는 모습들도 있어서 분위기를 살려서 더욱 활기차게 드로잉했다. 여러 종류의 검정재료를 사용해서 광목천과 알루미늄판에 그렸으며 다른 작품은 석판화 작업들이 있다. 나름의 기승전결을 이루는 흐름을 찾아서 그리고 나니 처음에 느꼈던 연약함에 대한 불편함이 잠시나마 편해지는 경험을 했다--김세연의 작업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