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일본

2003 일본여행(2)구마모토성-운젠지옥곡-평화공원-글로버정원

맑은 바람 2009. 6. 8. 20:54

2003. 1. 26 (日) 구마모토성-사무라이마을-화산재마을-운젠지옥곡-가라오케

 

호텔마다 일본의 전통 의상 유카타를 비치해 놓아 온천욕하러 다닐 때나 식당에 갈 때 입고 다닌다.

그 옷을 걸치는 순간 일본문화를 피부로 직접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 호텔에도 하얀 속적삼에 고쟁이를 비치했으면--

 

구마모토성을 돌아나오니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마바라로 이동, 사무라이 마을에 갔다.

아주 오래된 돌담에 석화가 아름다웠다.

또 양옆으로 집들이 나란히 있는 가운데 길복판에 개울-깨끗한 물이 돌돌 흐르는 -이 흐르는 것이

이색적이다. 군데군데 그 옛날에 빨래터로 쓰였을 법한 납작돌들이 보였다.

 

화산재 마을.

화산재의 피해를 입었던 마을을 그대로 보존해 보여주는 곳으로 당시(1992년 8월)를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다.

 

<운젠(雲仙)>으로 이동, 해발 700m를 오르는 양옆으로 조림이 잘 된 수목들이 밀림을 방불케해 대낮도

숲은 캄캄했다.

구석구석 꼼꼼하게 그리고 깨끗이들 가꾸고 사는 모습이 부러웠다.

운젠은 산간마을의 분위기가, 독일의 휘센, 뉴질랜드의 크라이스쳐치를 연상시켰다.

무척 고요하고 상큼해서 정이 갔다.

 

<운젠의 지옥곡>을 들어서니 정말 지옥체험이라도 시킬 모양인지 갑자기 비바람이 불어닥쳐 우산이 뒤집히고 제대로 걷기도 어려워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걸 포기했다.

유황과 석회석으로 뒤덮힌 땅이 김을 내뿜으며 여기저기서 바글바글 끓고 있는 모양이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꼭대기에서 본 것과 같았다.

그곳에 있는 것들은 모양도 다양하지만 이름도 아름다웠던 것 같았는데--

 

드디어 여행 마지막 코스인 나가사키에 도착.

오늘의 2부 순서

-食後 가라오케로 이동, 노래솜씨를 겨루려 했으나 영 흥이 나지 않는다.

기대 이하로 맥빠지는 시간이었다.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모양.

 

2003. 1. 27 (月) 평화공원-원폭돔-글로버정원-인천공항

오늘도 비는 내리고.

아소산에 오르는 날 날씨가 좋았던 게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평화공원>

원폭이 투하됐던 자리에 조성된 공원이다.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뻗치고 눈을 지긋이 감은 근육질의

사나이 조각상이 지선생을 닮았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멀지않은 곳에 원폭자료관이 있어 그곳으로 이동했다.

 

건물을 들어서자 당시 원폭투하 지점 바로 인근에 있어 크게 부서졌다는 성당의 잔해를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

이 무슨 역설인가?

그들이 신봉하는 성전을 그들의 악의 산물로 날리다니-- 일본인들은 서양관광객들에게 여봐라는 듯 -네가 네 얼굴을 때리지 않았느냐는- 성당 잔해를 들여놓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 하느님은 우리의 죄를 대속하고자 십자가에 달렸듯이 타민족에 가한 악행을 성전에 계신 하느님이 또 먼저 받으신 거다.

 

언덕을 에스컬레이터로 오르고 또 올라 마침내 나가사끼 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글로버 정원>에

도착.  이 정원을 배경으로 ‘나비부인’이 씌어졌다고 해서, 푸치니와 아이를 데리고 있는 나비부인 조각상이  관광객을 맞아준다.

당시 영국에서 건너와 미개인 일본을 상대로 부와 명예를 누렸을 상인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1000엔 상점에 섭이엄마랑 들르는 바람에 버스 출발 시각에 슬라이딩을 해서 윤의 눈꼬리가 팽팽해져

 잠시 긴장했다.

 

모두들 비교적 흡족해했고 유머러스한 복이아빠 덕분에 참으로 즐겁게 많이 웃고 또 우리 윤의 일어

솜씨 덕에 순조롭고 편안한 여행이었다.   모두모두에게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