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자작시

찢겨진 여름

맑은 바람 2009. 6. 8. 22:21

 

찢겨진 여름

맑은바람

 

한줄기 서늘한 바람

풀벌레 울음에 가을 실어오는데

아직도 무슨 여름의

음모가

남아 있는가

 

눈물강에 집도 가축도

터져버린 오장육부

산더미로 휩쓸려 가고

넘쳐나던 흙탕물 아이들 가슴에

깊은 상처만 남겨 놓았구나

 

미친 칼춤바람

땅덩어리 갈갈이 찢어놓아

무심천에 헐벗은 촌늙은이

가슴 하늘이

천만근 납덩이로 내려앉고 있다

(200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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