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安 國 역*
맑은바람
봄비 안개꽃으로 피어오르는 날
나는 오늘도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며 安國역으로 향하지만
매스컴은 연신 대통령 아들 구속하라 구속하라
외쳐댄다
제왕같은 아버지의 힘에 매달려 신나게 번지 점프하다가
이제 물 속으로 꼴아 박히고 있는 중
빵집도 있고 선물 가게도 있고
책방도,
그림 파는 가게도 있지만
손님이 없는
安 國 역
출근길 안국역에 울려 퍼지는
'시노메모루--'
이 아침 나이든 역장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떠올리고
안개꽃 가슴을 쓸어 내린다
(2002.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