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자작시

安 國 역

맑은 바람 2009. 6. 8. 22:05

                * 安 國 역*

                       맑은바람

 

    봄비 안개꽃으로 피어오르는 날

 

    나는 오늘도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며 安國역으로 향하지만

    매스컴은 연신 대통령 아들 구속하라 구속하라

    외쳐댄다

    제왕같은 아버지의 힘에 매달려 신나게 번지 점프하다가

    이제 물 속으로 꼴아 박히고 있는 중

 

    빵집도 있고 선물 가게도 있고

    책방도,

    그림 파는 가게도 있지만

    손님이 없는

    安 國 역

   

    출근길 안국역에 울려 퍼지는

    '시노메모루--'

    이 아침 나이든 역장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떠올리고

    안개꽃 가슴을 쓸어 내린다

                  (2002.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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