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자작시

빈 둥지

맑은 바람 2009. 6. 8. 22:18

        빈 둥지

              맑은바람

 

    아이들이 떠난다, 하나 둘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출렁이는 파도너머

    먼 낯선 땅으로

 

    셋 넷 다섯 번째 아이가

    오늘도 또 떠난다

    기러기 날개짓으로

    훠-얼-훨

 

    물기 어린 눈으로

    고운 깃털 하나

    내 가슴에 추억처럼 떨구고

    소리 없이 그렇게

 

    누가 너희에게 이리도

    무거운 세상 등짐 지웠길래

    쫒겨가듯 가는 것이냐

    덩그런 온기만 둥지에 남긴 채로

                (2002.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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