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꼬부랑 할머니

맑은 바람 2009. 6. 9. 20:38

 

 

 

어느 유치원 수업시간.

-꼬부랑 할머니가 머예요?

 

선생은 아이들 서넛을 앞으로 나오게 해서 지팡이 하나씩을 쥐어주고

시범을 보인다.

 

허리를 90도로 구부리고 지팡이로 바닥을 콕콕 찍으며 걷는 시늉을 한다.

아이들도 고 작은 몸뚱이를 잔뜩 꺾고 지팡이를 콕콕 찍으며 뒤뚱뒤뚱 걷는다.

 

이때 한 아이가 몇 걸음 걷더니 문득 멈춰 서며 냅다 스윙을 한다.

깜짝 놀란 선생, 눈이 휘둥그레지며 아이를 바라본다.

아이 왈,

-우리 할머니는 맨날 이렇게 골프연습을 하시거든요!

 

학습 참관하러 뒷자리에 와있던 엄마들 일시에 웃음바다가 된다.

(2002.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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