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록>이 너무 무거워 절반까지 읽고 잠시 접은 후 한비야를 만났다.
이 책은 한비야가 땅끝 마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일직선상에 놓인 마을을 지나 800km를 걷는
한반도 여행기다.
“이그, 내가 챙피해서 못살아.” 한비야 투의 말을 만나니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며 기분이 밝아진다.
땅끝 마을에서 출발하자마자 웃음보가 터진다. 갑자기 유쾌해진다.
-뭐시라고라? 강원도? 워메 못 간당께. 워쩔라고 그라시오?(어느 할머니의 만류)
-그라지 말고 타시오. 내 아무한테도 말 안 할랑께.(어느 할아버지의 약속)
‘걷기 붐’은 언제부터 일었을까?
도시마다 공원마다 산책로가 생기고 걷기의 효용이 지속적으로 방송망을 타고 웰빙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또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산티아고 가는 길> <놀멍 쉬멍 걸으멍-제주걷기 여행>
이런 책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시기가 아닐까?
가장 믿음직한 ‘11호’ 교통수단-
그러나 어느 날 무릎이 탈이 나고 고관절이 삐걱거리고 할 때엔 이도저도 꽝이다.
“걸을 수 있을 때 걸어라.“-나의 지론이다.
****공감이 가는 좋은 생각***
-스스로 희망을 버리지만 않는다면, 끝까지 노력할 자신을 믿는다면, 그렇게 노력하는 자신을
사랑한다면, 그래서 딱 한번만 더 해보자고 힘을 낸다면 좌절이란 없는 것(좌절에 대하여)
-다른 문화와 종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우선해야 한다. 자신이 믿는 것만을 절대 진리로 여겨
다른 사람에게 그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무례하고 오만한 일이다.(전도에대하여)
-어느 날 친구끼리 의기투합해서도 할 수 있는 것, 육십 대 할머니들도 할 수 있는 것, 각자의
체력에 맞는 일정으로 재미삼아 즐기며 하는 것(도보 국토 종단에 대하여)
-몸이 단순한 생활을 하니 오히려 머리가 맑아진다. 뇌세포를 전투상태로 만들어 두뇌 회전이
잘 된다. 내장이 자극을 받아 에너지를 낸다. (걷기 예찬의 이유)
한비야의 글은 유쾌하다. 꾸밈이 없고 직설적이다. 때로 의분 강개하는 모습도 재미있다.
다른 사람들은 글의 격조(?)가 떨어질까 봐 쓰지 않는 표현들을 불쑥불쑥 내지른다.
이 글의 힘이 독자를 이끌고 가나 보다.
여행기는 ‘여행의 충동’을 일으킨다. 월악산 종주 부분을 읽다가 어제 ‘송계계곡’을 다녀왔다.
설악산 입산금지 덕분에 설악산을 독차지하고 나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올여름 천불동 계곡을 꼭 가 봐야지 맘먹는다. (2010. 7. 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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