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방/21 세기에 남을 한국의 시인 10명

3. 김수영

맑은 바람 2010. 12. 12. 19:50

추천작품: 풀, 거대한 뿌리, 사랑의  변주곡, 폭포, 눈, 현대식 교량, 달나라의 장난,

              구슬픈 육체, 꽃잎, 구름의 파수병 

눈 

                 - 김수영                    

 

               눈은 살아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문학예술> 1957년수록) 

 

 ***시는 미지의 정확성이며 후회없는 영광이다. 과학이 우주정복을 진행하고 있다해도 시인은 조금도 놀라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그의 주변의 소사에 만족하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시의 제재만 하더라도 세계적이거나 우주적인 것을 탐내지 않아도 될 듯하다. 우리나라의 국내적인 제 사건이 이미 충분히 세계성을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시는 어떻게 하면 멋진 세계의 촌부가 되는가 하는일이다.-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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