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만의 외출]
5인의 대학 친구들이 무려 41년 만에 여행사 버스를 타고 1일 관광을 떠났다.
<내소사>를 거쳐 <변산마실길>을 걷는 코스다.
막상 버스에 몸을 싣고 나니 이렇게 쉬운 일을 왜 여지껏 엄두를 못냈나 하며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내년부터는 일년에 두 번 봄 가을에 여행을 떠나는 거다!!
각기 다른삶을 살고 있지만 큰틀에서 보면 모두 종교가 같고 사는 수준 큰 차이 없고 자식들
고만고만하게 살고--우월감을 느낄 것도 열등감을 느낄 것도없다.
만나면 학창시절 도서관 멤버로 돌아간다.
우리의 인연은 학교 도서관에서부터 시작되었으니--
오늘 우리가 걸은 길은
변산마실길 66km 4구간 8코스 중 1구간 3코스다.
<반월마을-하섬전망대-적벽강-수성당-채석강>의 7.5km를 2시간 30분 가량 걸었다.
알맞게 피곤한 몸을 종착지에 내려놓고 따끈한 커피 한 모금을 홀짝거리며 마시는 그 맛이란~
바로 '사는 멋과 사는 맛'을 느끼는 순간이다.
반월마을에서부터 출발~
하섬 전망대
오른쪽 섬이 하섬-한 달에 두 번 바닷길이 열린다
여기도 블루 로드네~
모카팬션
해안에 철조망과 초소가 있던 자리가 많은 것으로 보아 간첩 침투가 더러 있었던 모양이다
동네 마실 가듯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간다
적벽강-중국의 적벽강과 비슷하다 해서 바닷가에 붙여진 이름-못마땅하다, 이름 바꾸자!!
그러니 중국 정부는 우리 땅도 다 지들 거라 하지~
늦가을까지 생생한 잎과 노란꽃을 피우는 요 작고 강인한 생명의 정체는??
곳곳에 설치한 이정표-길 잃을 일 전혀 없다
컴컴한 대숲으로 난 길을 간다
소나무와 물억새와 바다
적벽강의 사자바위
억새가 아니라 강아지풀밭-강아지가 뛰어 놀기 참 좋겠다
<해안누리길> 디자인이 멋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왔다
죽막동 제사 유적지이기도 한 <수성당>
수시로 굿판을 벌이기도 하는 모양이다
배모양의 제단에 제기들이 진설되어 있다
흑비둘기가 좋아하는 후박나무 숲
저 너머에 대명콘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늦가을 단풍이여, 안녕~~
너도 안녕~
바람이 잔잔해서 마실가기 딱 좋은 날이었다
<채석강> 이도 장래 아이들을 위해서 명칭을 바꿨음 좋겠네
'중국에 채석강이 있어 그 이름을 따온 거래' 하면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오늘의 종착지-바로 옆에 대명콘도가 있다
주차장 옆 공터에 코스모스가 한창이다
빗방울이 꽃잎 위로 하나 둘 떨어진다
별거 아닌 것으로 많이 웃고 많이도 떠들었다. 우리가 탄 차에는 모회사 젊은 직원들이 동승했는데
귀경길에는 모두 꿈나라행인지 기척이 없다.
맨 앞자리에 앉은 할마시들만이 잠시도 쉬지 않고 이야기 보따리를 푼다.
그리고는,
"쟤네들이 그러겠지?
'아유, 할머니들이 기운도 좋다!! 잠시도 쉬지 않고 떠드네~~'라고 ㅋㅋㅋ"
웃음소리가 새어 나갈까 보아 크게 소리 내지도 못하고 웃고 또 웃었다. (201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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