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전라도

덕유산 향적봉과 무주구천동

맑은 바람 2012. 3. 19. 00:38

 

새벽 5시 알람소리에 잠이 깬다. 산악회 산행이 있는 날이다.

民弊는 안 끼칠 양으로 호박 고구마 몇 개, 한라봉 몇 개, 소화제로 따끈한 매실차 한 병을 챙기고 지하철을 탄다.

640. 교대역 8번 출구로 나가는데 뒤에서 누가 부른다. 기정이다. 28인승 리무진 두 대가 보인다.

저거 중 하난가? 그러나 차에 오르는 사람들을 보니 낯선 이들이다.

두리번거리는데 노란 미니버스 한 대가 다가온다. 차안에서 영옥이가 부른다.

우리는 一着으로 차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710분이 되어서야 ‘18의 인원이 다 도착했다.

우리는 운명적으로 언제나 십팔!’인가 보다 하고 한바탕 웃는다.

 

일기예보에는 비소식이 없었는데 차창으로 비가 들이친다.

산등성이는 비안개 속에 모습을 들어냈다 감췄다-- 모두들 담담하다,

아니 비가 와서 좋다고 한다. 겨우내 너무 가물어서 새싹들이 땅과 나뭇가지를 비집고 나오기 어려우니

흠뻑 내려야 한다고.

젊고 단정한 기사는 막힘없이 달려 예정시간보다 빠르게 무주 리조트 안으로 들어서 곤돌라 매표소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곤돌라 매표소. 1명 빼고 17인이 모두 경로 우대 대상이 되어 할인혜택을 받았다!

6명씩 3대에 나누어 우리를 태운 곤돌라는 비안개 속을 뚫고 정상을 향해 움직인다.

곤돌라에서 내리니 600m 전방에 향적봉이 있다는 표지판이 보인다.

 

                       곤도라 탑승장

 

                     안개비의 환영

 

<德裕山>은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고 바람이 예상보다 더 차고 비가 흩뿌린다.

여기가 어딘가?

해발 1500m가 넘으니, 산 속 날씨는 원래 豫測不許 아닌가?

防寒 효과도 겸해 비옷들을 챙겨 입고 아이젠도 장착한다.

눈이 일부는 녹고 일부는 그대로 있어 질척하고 미끄럽고--

폐타이어로 잘 만든 계단이 나타났다 숨었다--

 

가팔라서 만만치 않은 비탈을 숨차게 오르고 나니 어느새 비는 그치고 <향적봉> 꼭대기에 바람만 세차게 분다. 고작 600m를 걸어 올라왔을 뿐이지만 頂上에 오른 기쁨에 잠시 취해 웃고 즐거워들 한다.

기념촬영 후 발길을 돌려 하산한다.

 

정상을 향한 산행 시작~

 

                           짙은 안개 속을 뚫고

 

                         계단이 눈 속에 완전히 묻혔다

 

                 움트는 가지

                         

                 꽃은 없는데 꽃이 폈다~

 

                         덕유산 정상에서

 

                  주봉 향적봉(1614m)과 함께

 

                                 눈 속에서도 푸르른 댓잎처럼 올 한해도--

 

을 보았으니 <九千洞>에 와서 물을 아니 볼 수 있나?

<白蓮寺> 올라가는 길 쪽으로 접어들어 두어 시간 물길을 따라 걷는다.

날씨는 언제 그랬냐 싶게 파랗게 개어 있고 햇빛 따사로운 봄 날씨다.

겨울 가뭄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구천동은 水量이 풍부하고 작은 폭포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아

계곡을 따라 걷노라니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가 한데 얼려 완연한 봄기운에 취한다.

 

                      320년 된 느티나무

 

                        느티나무에 기생한 겨우사리

 

                  둘씩둘씩 도란도란~~

 

                          찬바람 속에 더욱 싱싱한 전나무

 

 

              

                       공기가 매우 맑은 곳에서만 자란다는 이끼

 

                      가지 끝에 앉은 봄

 

                   구천동계곡

 

                6.25때 목숨을 바친 군인들의 혼령을 위로하는 위령비

 

              

                     바위와 물과 댓잎과 나무와~~

 

                    선녀의 전설이 전해내려오는 <비파담>

 

                      우리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게 해준 미니버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은 꾀가 나서 괜히 간다고 했나 하고 잠시 후회했으나 나서길 잘했다.

오늘 봄맞이 보링을 제대로 했지 싶다.

201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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