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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 2012년을 말하다> 그 첫시간 '毋不敬과 人'

맑은 바람 2012. 9. 6. 07:55

 

不敬

 

집을 나서자마자 빗줄기가 거세지며 순식간에 옷이 젖는다.

오늘은 날씨 탓에 예상 청중이 확 줄겠구나하며 좀 널널한 공간을 생각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출발했건만 연대 앞이 워낙 차 막히기로 유명한 곳인데다 비마저 내려

목적지에 간신히 슬라이딩했다.

 

<東洋고전, 2012년을 말하다>

현수막이 큼지막하게 내걸린 延大 대강당은 나의 예상을 보란 듯이 깨고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일 뿐,

1500명 좌석이 이미 꽉 차고 있었다.

주최 측의 예상과 나의 예상마저 싹 무시한 채 인문학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현장이다.

 

광고인 박웅현을 필두로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 고대 한문학과 김언종 교수의 <詩經> 강좌가

이어졌다중간에 휴식시간이 있었으나 자리를 완전히 뜬 사람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오늘강의 내용에서 가슴에 와 닿은 것은 不敬이다.

 

不敬

-세상의 모든 사물을 경건하게 대하라.

세상에 무시하거나 업신여겨도 좋은 대상은 아무도 없다.

철따라 무심히 피어나는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마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며 내 앞에 잠시 멈추었다

가라無言의 대화를 건넨다.

열 마디 말보다 귀한 가르침-

하물며 사람에 있어서랴~

대상에게 화를 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일은 不敬에서 비롯된다.

 

내가 우주에 벌여있는 모든 사물에 다소곳이 대해야 하는 이유는 내가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늘, , 인간에 대해 공경하는 자세를 취한 형상이 아닌가?

유교의 큰 스승 공자도 교만과 인색을 가장 경계했다.

구약성서의 <욥기>에서도 보면, 올곧고 신앙심 두터운 욥도 그 교만함때문에 하늘의 노여움을 사지

않는가?

유교의 핵심이나 기독교의 가르침이 모두 교만을 경계하고 겸손을 가르친 걸 보면

진리는 하나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다음 주 <100주년기념관>에서 전개되는 <논어> 강의가 기다려진다.

 

***<동양고전 2012년을 말하다>는

[연대 학술정보원]이 주최하고 [풀라톤 아카데미]와 [YES 24]가 주관하는

인문학 확산 프로그램으로 

9월 3일부터 12월11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총 14회에 걸쳐 강연이 실시되며

동양고전에 관심있는 대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

장소는 연세대 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