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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山 정약용을 만나다

맑은 바람 2012. 11. 30. 00:08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매주 목요일 열리는 <박물관 문화대학> 강좌

오늘은 大魚를 낚은 기분이다.

 

강사는 서울대 명예교수인 금장태선생님-

교수는 영상자료도 쓰지 않고 두 시간 동안(중간 휴식시간 10)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완급을 조절하고 음성의 높낮이를 조절해 가며

茶山에 대해, 門外漢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강의를 해 주었다.

 

  제목: 다산의 실학사적 위치와 사상적 특성

1.다산, 그는 누구인가?

정약용(1762 영조 38~1836 헌종 2) 경기도 광주 출생, 조선 후기 실학자.

성균관 시절, 정조대왕의 <中庸>에 관한 질문에 신선한답변을 하여 눈에 띔.

이후 정조의 기대와 달리 몇 번의 낙방 끝에 과거에 급제한다.

정조는 바로 다산을 불러 한강다리(배다리)를 놓게 한다.

그가 父親喪 중에 있을 때도 정조는 그를 불러 수원성을 설계하도록 할 정도로

정조의 총애가 컸다.

 

2.유교와 천주교에 대한 다산의 견해

그는 어릴 적에 퇴계학파의 巨木인 성호 李瀷(1681-1763)의 저술을 접하며 서양과학과 종교에

관심을 갖게 된다.

또 이익의 부친 이하진이 청나라에 가서 들여온 西學서적을 읽고 천주교에 대해서도 비판과 수용을

하게 된다. 다산은 형 정약전(1758-1816)의 스승 권철신의 영향과 이벽의 천주교 강의에 감동받아

천주교 신자가 된다. 후에 천주교 박해가 시작되면서 그는 표면상 신자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유교는 한마디로 인격수양(修己)’의 학문이며 사회질서 확립(治人)’을 위한 학문이다.

그런데 다산은 천주교 교리가 여러 면에서 유교와 일치함을 발견한다.

그의 학문은 事天學으로 볼 수 있는데 유교경전에 천주교 교리를 도입한 것이다.

천주교의 하느님을 유교의 上帝와 같은 것으로 보았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도리를 따르려는 마음이 있는데 이 양심의 소리가 바로 하느님의 소리라는 것이다.

 

3.다산 실학의 세계

그는 반계 유형원에서 비롯, 이익의 계보를 이어 조선 실학을 완성한다.

그는 실학을 경학, 예학, 경세론, 과학기술의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눈다.

독자적 경전주석인 六經四書[1.大學 2.論語 3.孟子 4.中庸 5.詩經 6.書經 7.易經(周易) 8.禮記 9.春秋 10.孝經]

사회개혁을 위한 一表二書[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는 그의 실학을 집대성한 저서들이다.

 

그의 실학정신의 중심은 이러하다.

하늘을 섬기듯 사람을 섬겨라.”

 

20121219일 대한민국에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한다.

지금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두 후보는 각축전을 벌이며 서로를 비난하고 끌어내리는데

血眼이 되어 있다.

 

오늘 다산선생에 관한 글과 이야기를 접하며 두 후보 중 누구라도

 

* 天子도 본래 백성 속에서 백성에 의해 추천된 존재임을 강조하고

* 정치는 곧 人倫의 실현이므로

* 愛民恤民의 정신으로

* 백성의 생존이 정치의 근본 과제임을 인식하고

* 백성의 참혹한 현실 앞에 타오르는 울분과 눈물 어린 연민의 모습을 드러내며

* 법과 제도는 언제나 백성을 보호하고 백성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우리 역사 속 인물 茶山 정약용이 펼쳤던 정치철학을 旗幟로 내걸었더라면

얼마나 멋진 입후보자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어지러운 신문 기사에서 눈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