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대나무골>
오후 6시 전부터 하나둘 반가운 얼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학교 때 ‘영어깨나’ 하던 친구들 모습이 많이 보였다.
7시 반이 되어서야 ‘18'이라는 숫자가 완성되었다.
선생님 내외가 입장하시자 우리는 모두 일어서서 환영하며 선 채로 깊은 절을 올렸다.
참으로 感慨無量한 순간이었다.
졸업 후 선생님을 처음 뵙는 친구들이 꽤 많았으니 42년만이 아닌가!!
우리는 늦은 저녁식사를 하며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했다.
우리들이 하나씩 자기이름을 대며 간단히 살아온 내력 보고를 하는 동안,
선생님은 아스라이 먼 기억의 뒤안길을 더듬으시는 양 허공에 눈을 두고 계셨다.
놀라워라~
그러면서 선생님은 기억의 창고에서 꺼낸 그때 그 순간 우리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마디씩 덧붙여 주셨다. 더욱이 나를 주눅 들게 한 건,
우리 친구들은 홍보업선생님 수업시간에 있었던 사건들(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는 어떤
단어와 관련된 이야기)을 한두 가지씩 모두 털어놓는 게 아닌가?
선생님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들끼리 오랜만의 회포를 풀었다.
그 옛날 <기독학생회>
경*이는 선생님과 종종 연락하는 사이~
선생님은 순*와 한동네 주민이셨다고-
선생님 동생과 재*이는 대학 동기
김*한 사회자의 말에 귀 기울이시는 선생님
노래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순*의 꽃다발을 받으시고-
재*이의 감사기도-선생님은 기독학생회 지도교사이셨다
부회장의 한말씀
재*이의 장미 한 송이-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장미 한 송이를 들고 들어오셔서 "It's smell good."
하신 일을 추억하며 (우리교장님 기억력 못말려~)
이번 모임을 주선하느라 무척 애쓴 현* 고마워, 보람 있었지?
퇴촌댁-선생님의 동생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다고-
영어회화반 반장이었던 한*희씨-참말로 오랜만이네유~
미모의 사모님은 제주도 비바리셨다. 우리 친구들과 같은 쥐띠~
경임이 자신의 저서 <클레오파트라의 바늘>을 선생님께 증정했다.
회장이 18회를 대표해서 선물(건강식품)을 드렸다.
선생님을 댁에서부터 모시고 오느라 수고 만땅!!
주한씨는 선생님께 고급차를 선물했다.
감사의 답례를 하시는 선생님
모임의 마무리-'흘러서 그침없는 한강의 물과~~'
기리자, 기리리라, 우리부고 기리리라-
우리는 참으로 흐뭇하고 행복했다, 우리선생님이 이렇게 함께해 주셔서-
선생님은 아직 정신의 힘이 짱짱한 일흔다섯 청년이셨다.
한국 교육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젊은이들이 꿈을 상실한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하시면서 여러분이 현재의 위치에서 우리교육의 미래를 함께 걱정하고 해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선생님, 100세까지 건강 지키며 행복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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