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0은 없는 거야.”

맑은 바람 2013. 1. 24. 12:04

 

골밀도검사, 혈액검사를 받으러 <종로 보건소>에 갔다.

2년 전에 비해 어느 정도 변화되었나, 혈압이나 당뇨와는 아직도 먼 그대일까?

남편은 골밀도 검사하러 3층으로 올라가고 나는 내과 검진부터 받고 혈액검사실로 들어갔다.

보건소는 병원에 비해 검사비가 저렴하고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 검사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접근하기 쉬운 곳이다. 더구나 65세 이상은 무료다.

 

소변과 피를 내주고 복도로 나오니 남편이 골밀도 검사를 마쳤다며 혈액검사실로 들어온다.

한참 기다려도 呼名을 안 한다.

어찌된 거냐고 검사실 직원에게 물으니 內科醫의 허락을 받았냐고 한다.

남편은 골밀도 검사 결과만 듣고 그냥 나온 것이다.

 

-혈액검사를 받겠다고 얘기를 해야지요?

-당신이 내게 언제 일러 주었어?

-아니, 우리가 오늘 두 가지 검사를 받으려고 왔잖아, 그럼 알아서 해야지~

 

나는 성질을 팍- 내며 3층 골밀도검사실로 올라갔다.

검사를 마친 후 내려와 보니 영감은 다 끝났다고 앉아 있다.

일어서며 다시 궁시렁궁시렁~

 

이미 마음이 가라앉은 나는 한마디 한다.

-여보, 당신이 일곱 살짜리면 내가 친절하게 하나하나 일러주지, 그런데 당신은 칠십야, 칠십!

 

오늘 동생을 만나 이 이야기를 하며 깔깔거리다가 동생이 한마디 한다.

언니, 0은 없는 거야. 일곱 살이나 칠십이나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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