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아침에 금강이똥을 치우러 마당에 나갔다가는 1층 현관 앞의 물건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나무 울타리, 철망 울타리, 색깔이 다른 서너 개의 종이박스들, 우산들--
이것들을 현관 앞에 보기 싫게 늘어놓았다.
‘좀 한 켠으로 치우면 안 될까?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공간에다가
지저분하게시리-- 집 보러 오는 사람들한테도 이미지 구기기 딱 좋군!’
어제 오후 9시경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호어머니 부탁인데요, 현관 앞에 있는 것들 들여놓으시거나 장독대 쪽으로 옮겨 주셨으면->
비교적 빠른 회답을 보내는 사람인데 오늘 아침까지 감감무소식이다.
9시가 넘어서 컬러 메일이 도착했다.
<이것에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나요? 저희 현관 앞까진 저희 소관인 거 아닌가요?
어떤 점이 문제가 됐나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별로 피해 드린 건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밑도 끝도 없이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
기분이 좋지 않네요. 저희가 잘못한 게 있다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곧바로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갔다.
-서운하셨어요? 문자로 보내는 게 아닌데~ 드나들 때 현관 앞에 있는 것들이 좀-- 눈에 거슬려서 부탁드린 건데--
-아니 그게 아니구, 효소를 좀 만들어 놓은 건데 비를 맞아도 안 되고 햇볕이 적당히 있어야하고--
그래서 여기다 둔 거예요. 저는 금강이가 똥을 싸도 두리가 오줌을 누어도 말없이 치우고 말씀 안 드렸어요.
-암요, 그거 알지 모르나요? 10년을 넘게 함께 살고도 지 맘을 모르세요?
암튼 서운했다면 미안해요, 오해 푸세요.
그러나 불쾌하긴 피차 매한가지-
작은 일이 불씨가 되어 서로의 맘을 상하게 했다. 이런 일이 둘 사이에 좀처럼 없었던 일인데--
‘그래 80자 이내로 하고 싶은 말을 하려다 보니 이런 실수를 한 거다.’
‘문자’ 날리기-좀더 신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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