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큰나무꽃과 작은 풀꽃

맑은 바람 2013. 4. 10. 18:22

목련이 며칠 새 활짝 피어났다.

불과 열흘이면 검게 변한 잎들이 땅으로 내려앉아 발아래 짓밟힐 것이다.

목련을 비롯해서 매화, 벚꽃, 복숭아꽃, 살구꽃, 수수꽃다리 등 키 큰 나무들이 피워내는

꽃들은 한 열흘 온천지를 등불 밝히듯 환하게 밝히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시야에서

모두들 사라진다.

 

    내 인생의 봄날이 언제였던가,

   그런 날이 있기나 했었나 하며 허망해하듯 꽃들의 봄날은  허무하다.

   그래서 花無十日紅’, ‘있을 때 잘해.’ 같은 말들이 생겨났나 보다.

 

 

 

 

 

그러나 한편 겨울이 끝나기가 무섭게 언 땅을 뚫고 솟아나는 보랏빛 제비꽃,

그 뒤를 이어 햇살 바른 양지 녘에 고개를 내미는 노란 민들레는 한여름을 지나

가을까지도 계속 새 꽃을 피워내며 여름 뜰을 지킨다.

 

제비꽃-옛날엔 오랑캐꽃이라 했다.

            봄날 벌판에 옹기종기 모여 피어나는 꽃무리를 보니, 물밀듯 밀려오는 오랑캐가 연상되었나?  

 

봄의 전령사, 제비꽃

양지에 사이좋게 피어난 제비꽃과 민들레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꾸준하고 끈기 있기로는 민들레만한 것도 없다.               

    여름내 민들레 잎사귀를 키워 몸에 좋은 먹거리를 내주니 내겐 참으로 좋은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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