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서울

시네마클럽-반 고흐와 창경궁

맑은 바람 2014. 11. 3. 10:19

 

‘대한극장 9시 50분까지 오세요.’

시네마클럽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 영화를 보기 위해 집을 나서는 일은 평소 부지런히 외출하는 습관이 없다면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게다가 주말마다 일이 생기는 친구, 주말에 손주들이 찾아오는 친구, 또 손주 보러 가야하는 친구, 교회 성가 연습하러 가야 하는 친구, 외국여행 중인 친구 등--영화 한 편 보러 나가는 일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처음으로 *정이가 나와서 5명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반 고흐>

중고등학교 미술교과서와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또 <빈센트>라는 음악을 통해 친숙하기는 한 인물이지만 우리가 그에 대해 아는 건 그림 몇 점과, 귀 잘린 일, 동생 테오에게 평생 기대고 산 일, 마침내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일-- 이 정도입니다.

오늘 내용은, 테오의 아들인 조카의 삶과 빈센트의 삶을 오버랩시켜 가며 그 조카가 아버지테오로부터 물려받은

수천 점에 이르는 고흐의 작품을 타인에게 매각하고 심적인 부담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그 부인이 한사코 반대를 해서 결국 미술관을 짓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별 5개를 준 친구도 있고 여행 후 시차 때문에 좀 졸았다는 친구도 있고 그저 그랬는지 별말 없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한 친구는 네델란드에 간 적이 있는데 <반고흐 미술관>엘 가보지 못한 아쉬움도 얘기했습니다.

나도 북유럽 여행할 때 네델란드에 갔었는데 미술관 간 기억은 없어 나도 못 가봤네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책꽂이 정리를 하다가 우연찮게 한 묶음 새 책갈피꽂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겉봉투를 보았더니 <반고흐 미술관>이라 써 있었습니다.

 

“여보, 우리 옛날에 반고흐 미술관 간 적 있어?”

“그랬잖아, 거기서 複寫畵 두 점 사고 책갈피꽂이도 샀지, 아마?”

“-엥?”

“내가 제일 늦게 나와서 일행들이 눈치를 주었잖아, 기억 안나?”

 

‘기억날 리가 없지요, 18년 전 일이니까--’

 

정숙이 안내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창경궁으로 단풍놀이 갔습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古宮의 단풍이 떠나는 가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우수수 붉고 노랗게 물든 잎들이 휘날리며 떨어져 내립니다.

 

 

 

 

                  우리 어릴 적엔 이곳에서 뱃놀이도 하고 밤벚꽃놀이도 했습니다.

 

 

 

 

“우와, 멋있다. 참 아름답다.”고 감탄하는 친구를 보며 또 한 친구가 말했습니다.

“아직 감성이 메마르지 않은 걸 보니 늙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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