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디나를 낮에 다시 보고 싶어 출발했다.
운동(실내자전거타기)을 못하고 나가게 돼서 좀 아쉬웠지만 가서 계속 걸을 거니까, 이 운동이나 저운동이나~
2시20분에 버스에 올랐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듯하더니 길거리가 흠뻑 젖었다.
몰타에서 만난 비는 울음 뒤끝 짧은 애처럼 잠깐 오다 그치곤 한다. 그래서 거리에서 비를 만나도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한시간 남짓 걸려 버스는 몰타의 현재 수도 발레타로 들어갔다.
다시 임디나행 버스를 바꿔타려다 맘을 바꾸었다.
차가 많이 막혀 임디나에 닿으면 어둑어둑해질 게 분명하다.
어찌된 영문인지 여기서는 오후 5시만 되면 컴컴하다. 조명등이 켜지는 시간이다.
우리는 발레타로 발을 옮겼다.
대통령집무실도 있고 이탈리아 대사관, 대한민국명예총영사관 사무실도 있다.
그래서인가 시내에서는 거의 보기 드문 경찰들이 여기저기 모습을 보였다.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하나둘 걸리기 시작한다.주도로를 끝까지 걸어 바닷가까지 나갔다.
해안 높은 지대에 <추모의 종>이 보이고 먼데 대형 크루즈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정박해 있다.
불과 70년 전, 이 평화의 시대를 기약하고 숨진 영령들을 위해 매일 12시 종이 울린다.
골목을 여기저기 누비고 다니다가 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곳 사람들은 입만 열면 파스타가 젤루 맛있다고 한다. 지난번 실망한 경험이 있지만 또한번 속는 셈 치고 주문한다.
주인에게 난 뭐가 맛있는지 잘 모르겠으니 하나 골라 달라 했더니 파스타 중 제일 가격이 높은 걸 가리킨다.
파스타가 나왔다.
주인이 직접 만들어온, 문자그대로 홈메이드다.
굵은 면은 덜 삶아진 듯하고 홍합과 조개와 새우가 간간히 보인다.
오직 짠맛만이 강했다.
집에서 내가 만든 토마토파스타가 내 입맛에는 훨씬 나았다.
주인이 자랑스런 표정으로 어떠냐고 묻길래 예의상
"It's very delicious!" 라고 말했다.
발레타에서는 이제 다시는 파스타 노땡큐다!
몰타의 수도 발레타의 좁은 거리
전형적인 몰타 건축 양식의 상점들
발레타에서만 눈에 띄는 경찰
대통령궁
몰타공화국 國章
계단 높이가 매우 낮다-그 옛날 갑옷 입은 기사와 말을 위해
2차대전 당시 전사한 이를 추모하기 위해
매일 정오에 종이 울린다
지중해 한 점 섬 발레타
머나먼 곳에서 만난 한글
발레타 주민들의 생활 공간
과거와 현재의 건축양식이 공존하는 발레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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