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50분 기상, 샌드위치만 준비하고 7시 체크아웃.
일찌감치 인터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크라이스트처치>행 버스는 8시 25분에 정확히 출발했다.
버스기사가 관광가이드를 시작한다.
아나운서 뺨치게 음성이 좋다.
저 내용을 내 다 알아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기 그지없다.
한 시간 가량 이어지는 '광릉숲'의 면모도 보고, 때로는 '문경새재', 때로는 '인제의 내린천'도 보며 뉴질랜드의 속살을
들여다 본다.
머치슨에서 30분 휴식하는 시간에 빵도 먹고 차도 마셨다.
눈이 뚱그렇고 행동거지가 좀 둔한 여인이 두리번두리번거리다가 건너편 자리에 와 앉는다. 우리 버스에 탔던 사람이다.
차이니즈냐고 묻길래 코리안이라고 했더니 자기는 영어 할 줄 모른다고 지레 말막음을 한다.
나도 '쎄임'이라며 같이 웃었다.
그런데 우리차 기사가 <픽턴>행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 차 기사가 우리 차로 건너왔다. 교대하는 모양이다
중국아줌마가 출발 직전에 헐레벌떡 우리 차로 올라타더니, 원래 우리 운전사 따라 픽턴행 버스에 올라탔다가 도로 오는 거라고~~ 나도 대니가 챙기지 않으면 영락없이 중국아줌마 짝 났을 게다.
넬슨에서 핸머스프링스 가는 길
차는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게 <핸머스프링스>에 도착해서 우리 부부만 달랑 내려놓고 가버린다.
숙소까지는 '2km 밖에' 안 된다. 버스도, 택시도 보이지 않아 기냥 천천히 걸어보자고 했다.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더구나 3일치 식량까지 사들고 가려니 만만치 않았다.
숙소까지의 길은 아스팔트 포장 도로로 줄리어드 로드에 들어서서 곧장 가면 된다.
그러나 여름 대낮의 햇살은 따갑고 양쪽에 삼나무가 우거진 길을 아무리 걸어도 끝날 것 같지 않았다.
몇년 전에 친구들과 지리산 제일 높은 동네 <통꼭마을> 가던 때가 생각난다.
그때만 해도 힘들어도 재미있어 힘든 줄 몰랐는데~~
내 다리보다 낡은 아스팔트 길에 트렁크 바퀴가 남아 날려나 그게 걱정이 되었다.
마침내 숙소에 도착해서, 여주인이 우리가 트렁크를 끌고 걸어온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란다.
핸머스프링스 <알파인 인 홀리데이 >를 향하여~
2km거리라고 가볍게 생각했다
트렁크를 끌고 가야 한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이 안내판에 모든 게 다 들어 있다.
캠핑카와 텐트가 가능하고 캐빈이 있고 애완견도 허용함
게다가 가격도 적당하면서 친절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다 장소도 널널함
보는이를 유쾌하게 하는 조각물
그러나 숙소를 배정받고 저녁을 일찌감치 해먹고 나니 비로소 풍경이 보인다. 외딴 산속 별장에 온 거다.
사방 둘러보아도 우거진 숲속에 <알파인 홀리데이 >의 여기저기 흩어진 캐빈과 몇 대의 캐러반 그리고 텐트 하나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번 숙소는 5인용 침대가 있긴 하지만 우리 둘만 쓰면 되고, 주방이 딸려 있어 번거롭지 않아 좋다.
욕실과 화장실만 공용이다.
마가목 붉은 열매 아래 저만치가 우리 숙소
8940보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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