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뉴질랜드 유랑기

뉴질랜드유랑기 (27일째)작은아들에게서 온 기쁜소식

맑은 바람 2017. 3. 2. 10:40

대형 국기가 공중에 높이 휘날리는 모습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볼거리다.

 

터키를 여행할 때 가는 곳마다 굵고 긴 장대 끝에서 붉은 바탕에 하얀 초승달과 별이 그려진 대형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저렇게 관공서와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대형태극기를 드높이 내걸면 얼마나 멋있을까 생각했다.

 

학창시절, 우리는 일주일에 한번 애국조회 때 애국가를 4절까지 불렀다.

영화관에서도 영화상영 전에 뉴스와 함께 애국가를 기립해서 들었다.

알게 모르게 가사가 스며들어 우리세대 한국인이면 누구나 4절까지 다 부를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다행히 오늘 촛불 시위대가 태극기의 의미를 되새기자고 한다며 국기를 들고 나왔다고 한다.

 

오늘도 <핸머스프링스 스파>에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관절염이 어느 정도 치료되기를 바라며~

어제보다 날도 서늘하고 걷기 좋았다.

 

시내가 가까워올 즈음 갑자기 싸이렌 소리가 들린다. 귀를 의심했다.

분명 민방위훈련 때 듣던 소리다. 잠시 후 다시 해제싸이렌(?)이 한 차례 더 울렸다.

주위에 사람이라고는 없어 물어볼 데도 없어 혼잣말을 한다.

-삼일절이라고 묵념하라는 싸이렌인가?

아, 여기가 숲이 우거져 산불 날 염려가 많아서 산불방지 훈련을 했나?

대니가 한마디 툭 던진다.

---소설 쓰고 있네~

 

돌아오는 숲길에서 무참히 베어던져진 마가목들을 보았다. 그 선홍빛 열매들을 보며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이 뉴질랜드 숲에서는 마가목은 한낱 잡목에 불과한가 보다.

우리나라에서라면 뿌리에서 열매까지 귀한 대접을 받는 나무건만~~

태어난 자리가 어디냐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게 어찌 마가목뿐이겠는가?

 

훗날 <핸머스프링스>를 떠올리면 숲과 온천만이 생각날 것 같다.

 

작은아들에게서 카톡이 왔다.

다음 주에 일주일 휴가내서 뉴질랜드로 오겠다고~

속깊은 아들며느리가 엄마생일에 맞춰 휴가 일정을 짠 거 같다.

 

우리내외가 이렇게 먼 곳까지 차비 걱정 안하고 다니는 것도 알고보면 항공사 다니는 며느리 덕이고 또 아들이

전적으로 도와주기 때문이잖는가~~

주선하는 아들과 기쁘게 따라 나서는 며느리가 곱고 고맙다.


 

 

 마가목아, 미안타! 자네가 한반도에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것을~


 이틀째 스파를 즐긴다


 

10599보 걷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