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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자서전2부-4.러시아 레닌/스탈린

맑은 바람 2020. 4. 25. 21:29

레닌/스탈린

 

(547)이트카(유대인여자친구)와의 만남:당신은 함정에 빠졌지만 무서워하지는 말아요. 커다란 함정이라 아무리 돌아다녀도 철창은 없을 테니까요.자유란 바로 그런 것이랍니다. 잘 왔어요.

(550)농민시인 니콜라이 클류예프와의 만남:

나는 정치와 대포 얘기로 분주한 그런 러시아 시인이 아닙니다. 나는 동화와 성상을 만드는 황금광맥의 한 부분이죠. 참된 러시아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의존합니다. 들소와 곰은 운명의 문을 부수지 못하지만 비둘기의 마음은 그걸 연답니다.

(554)레닌은 빛이고 트로츠키는 불꽃이지만 스탈린은 흙, 러시아의 비옥한 흙이예요. 그는 하나의 밀알을, 씨앗을 받았어요. 그러니까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비나 눈이 많이 내린다 하더라도 그는 씨앗을 쥐고 버리지 않을 터이며 결국 그것을 하나의 이삭으로 가꾸어놓을 거예요.

그는 인내심이 강하고 집요하고 자신만만하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견디어 냅니다.(스탈린은 조지아 티빌리시의 화물 노동자들의 지도자였다)

(558)러시아혁명기념일:

--인종의 벽을 넘어 세계각국의 유명인사들이 붉은광장에 초대되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본다.모두들 흐느껴 운다. 다시 둘러보니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눈물이 앞을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낯선이들과 서로 포옹하며 울고 웃는다.

이토룩 거룩한 도취감이 몇 시간이나 계속되었던가? 몇 세기 동안이나?

이것은 내 생애에서 두 번째로 위대한 날이었고 가장 숭고한 날이었다.

첫번째 위대한 날은 순수한 그리스인들의 게오르기오스 왕자가 크레타의 땅을 밟던 날이었다.

흐느껴 울고 웃어대고 포옹하면서 인간은 인간과 하나가 되었다.모든 인간이 형제라는 진리를 깨달았다!

끝없이 펼쳐진 러시아의 대지처럼 나의 작은 마음이 외치는 소리를 나도 역시 의식했다.

내 인생이 마침내 목적의 단일성을 취하게 되리라고. 수많은 형태의 노예생활로부터 나 자신을 해방시키리라고. 두려움과 거짓과 싸워 이기리라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두려움과 거짓과 싸워 이기도록 내가 도와주리라고 나는 맹세했다.

대지의 모든 아이들에게 깨끗한 공기와 장난감과 교육을, 여자들에게는 자유와 따뜻한 정을, 남자들에게는 친절과 예우를, 그리고 꼬리를 치는 쇠약한 말과 같은 인간의 마음에게는 한 알의 밀알을 우리들이 마련해줘야 한다.

이것이 러시아의 목소리라고 나는 자신에게 말했으며 나는 죽을 때까지 그것을 따르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삶보다도 숭고한 선물이 존재하며 죽음을 정복하는 힘이 존재한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고리키와의 만남: (1868-1936) 사회주의 소설가, 대표작<어머니>

담배꽁초를 입에 문 고리키가 층계참에 불쑥 나타났다.그는 몸집이 크고 뼈마디가 굵었으며 턱이 내려앉고 광대뼈가 우뚝하고 작고 푸른눈은 초조하고 고뇌에 찼으며 입은 벅찬 괴로움을 나타냈다.(스탈린시대)

그가 무슨 얘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의 말투와 열의와 큼직한 손짓과 불타는 눈을 나는 절대로 잊지 못하리라.

그의 씁쓸한 미소는 평화로운 얘기에 집중된 비극의 분위기를 부여했다.

고리키-나의 가장위대한 스승은 발자크였습니다. 그의 작품을 읽고 나면 나는 책을 들고 쳐다보며 이렇게 경탄했죠.

'인간이 어디서 이런 힘을 찾아낼까? 이렇게 위대한 비밀을 그는 어디서 찾았을까?'

 

나-도스토예프스키와 고골리는 어때요?  *고골리:<죽은 혼> <외투> <타라스 불바>

고리키-아뇨, 러시아에는 레스코프 한 사람뿐이죠*레스코프: 소설 <수도원의 사람들> 

 

(572)어려움이란 갑자기 우리들 앞에 솟아오른 장애물을 뛰어넘기 위해서, 좋고 나쁜 우리들의 모든 충동을 일깨워 몰아대는 삶의 자극제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다른 때라면 그냥 잠들었거나 마지 못해 아무렇게나 움직였을 힘을 모두 동원하여, 때로는 바라던 것보다도 훨씬 더 멀리까지 다다르게 된다.그 까닭은 동원된 힘이 단순히 우리 자신이나 인간의 속성에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뛰어넘기 위해 준비하는 전진을 위한 추진력으로 인해 우리들 속에서 분출하는 힘은 인간적이고, 범인간적이고, 전 인간적인 세 요소의 총체이다. 뛰어오르려고 용수철처럼 인간이 몸을 움츠리는 순간에 우리들 속에서는 지구 전체의 삶이 동시에 움츠러들어 추진력을 일으킨다. 그런 일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란, 인간은 불멸하지 않으며, 그래서 불멸한 어떤 존재나 대상을 섬긴다는 진실을, 그러니까 가장 단순하면서도 편안하고 안락한 불모의 순간에는 자주 망각하는 사실을 분명하게 의식하는 순간이다.(코로나에 대응하는 우리 국민의 놀라운 응집력이 이와 같은 게 아닐까?)

(575)날짜가 더 흘러갈수록 나는 러시아의 신비한 매혹이 점점 더 내 마음 깊숙이 파고드는 느낌을 받았다.

나 자신의 투쟁은 러시아의 투쟁과 하나가 되었다.빛은 하나뿐이어서 나누기가 불가능하고 그것이 어디에서 승리하거나 패배한다면 나의 내면에서도 똑같은 승리나 패배가 되풀이될 터여서 러시아의 구원은 곧 나 자신의 구원이기도 했다.

(581)꿈 속에서:

목소리-당신의 신은 누구인가요?

나-붓다요.

목소리-아니, 아니에요.에파포스랍니다.

환상보다는 육체를 더 좋아하고, 속담에 나오는 늑대처럼 배를 채우는 문제라면 남들의 약속은 믿지 않는 촉감의 신 에파포스. 그는 눈이나 귀를 믿지 않고, 인간과 흙을 만지고 움켜쥐기를, 그것들의 따스함이 자신의 체온과 뒤섞여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 심지어 그는 만지기 쉽게끔 영혼까지도 육체로 바꾸고 싶어 한다. 땅위를 걷고, 땅을 사랑하고 <자신의 모습을 따서 그대로> 땅을 다시 만들어 놓기를 바라는 가장 믿음직하고 부지런한 신---그것이 나의 신이었다.

(585)규칙적인 순환의 세계-배불리 먹고 멍청하게 앉아있는 주인을 굶주린 하녀와 노예들과 소작인과 일꾼들이 맨발로 습격한다.

그러나 주인을 몰아내고 배부른자의 위치에 오른 노예들을 향해 억눌린 다른 군중이 흙에서 봉기한다.

(그들의 목적은 같다. 가진자의 패턴은 언제나 불변~ 지금의 정치 지도자들이 과거에 어땠는가. 그들도 머잖아 또 누군가의 공격의 대상이 되리라)

모든 생명체는 주변의 모든 것을 붙잡아 차지해서 동화시키고, 가능하다면 세계를 지배하려는 억누르지 못할 필요성을, 그리고 나아가서는 의무감을 느낀다.새로운 사상이란 가장 굶주리고 움켜잡는 힘이 센 짐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