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여러 해 전(2012.3)에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반디 앤 루니스에서 구입했다.
읽어 나가다 보니 15쪽 분량이 앞의 내용과 반복되고 그만큼 분량의 내용이 비었다.
책을 구입한 서점에 전화를 했으나 통화가 잘 되지 않아 책장을 덮어둔 채 흐지부지 잊어버렸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밀린 숙제하듯 서가에서 잠자던 책을 불러내어 다시 읽게 되었다.
그러다 무심코 갈피에 꽂아둔메모지를 보니 위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환불보다는 교환하는데 뜻이 있었으므로 출판사 서해문집에 전화를 걸었다.
이미 품절된 책이고 현재로는 출판계획이 없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그러면서 혹 보관 중인 책이 있으면 확인하는 대로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
별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연락이 왔다. 책의 문제 되는 부분만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고 새 책을 보낼 테니 주소를 알려 달라고 한다.
책 만드는 이들의 무한 책임감이 전해지면서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던지~
젊어서 잠깐 출판사 편집실에 근무한 적이 있어 출판사 운영이 녹록치 않다는 걸 안다.
그러나 그들의 책에 대한 책임과 독자에 대한 신의는 한 독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202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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